국세청, 대학 실습생 신고도우미에 최저시급 75%만 지급 알바·청년인턴엔 100%…대학생 현장실습학기제 운영규정 배경 "동일시간·노동…보수 과감히 상향해야" 목소리 “종합소득세 신고창구에서 납세자를 도왔는데, 대학 실습생이라는 이유로 알바생과 청년인턴보다 적은 보수를 받으니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비싼 등록금 내면서 실습 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실습 기간 중에는 청년인턴·알바생들과 똑같이 신고도우미 역할을 하는데, 왜 인건비는 차등해서 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세청이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중 내방납세자의 신고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 세무서에서 신고창구를 운영 중인 가운데, 신고도우미 역할에 나서고 있는 대학 실습생 상당수가 또 다른 신고 도우미인 알바와 청년인턴에 비해 낮은 보수체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국세청은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을 맞아 고령자와 장애인 등의 신고를 돕기 위해 관서별로 신고서 자기작성교실(신고창구)을 개설 중이며, 종소세 신고창구에서는 세무서 직원들을 보좌해 내방 납세자의 신고서 작성을 돕는 신고도우미를 한시적으로 모집해 운영 중이다. 신고도우미의 인적 구성은 알바생과 청년인턴, 그리고 관내 대학 세무·회계관련학과에 재학 중인 실습생들로 꾸려지며, 관서별 실정에 맞춰 이같은 인적구성이 달라진다. 일례로 세무서 관내에 대학교 세무·회계학과 등이 없는 경우 알바와 청년인턴으로 구성되며, 관내 또는 업무협약을 맺은 대학교 세무·회계학과 등이 있다면 대학교 실습생을 위주로 하되 알바와 청년인턴이 인력 공백을 메우게 된다. 이같은 신고도우미 인적 구성은 관서별로 천양지차다. 문제는 대학 실습생의 경우 종소세 신고창구에서 알바·청년인턴과 동일하게 신고도우미를 수행함에도 낮은 보수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중 신고 도우미 예산으로 총 10억원 안팎을 책정했으며, 각 세무서에서는 최저시급에 맞춰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 최저시급은 1시간당 1만320원으로, 8시간을 근무한 신고도우미는 8만2천560원을 수령하게 되나, 대학 실습생의 경우 6만1천920원의 보수(정확히는 실습비)를 지원받는 등 알바·청년인턴에 비해 25% 감액된 보수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대학생 신고도우미 낮은 보수체계, 교육부 고시 탓?! 신고창구에 투입된 대학 실습생들의 이같은 낮은 보수체계는 사실 국세청 잘못은 아니다. 우선 신고창구 도우미로 나선 대학 실습생들이 받는 보수는 용역대가가 아닌, '실습비'가 정확한 명칭이다. 대학 실습생의 실습비용이 지금처럼 지급된 시점은 지난 2020년 교육부가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를 개선하면서부터다. 2021년 이전까지 대학 실습생들은 턱 없이 부족한 실습비를 받는 등 사실상 무급으로 일하는 ‘열정페이’를 강요당했으나,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0년 현장실습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2021년부터 시행 중이다. 개선된 현장실습제도는 표준형과 자율형으로 실습 모델을 구분한 후, 표준형에 대해선 총 실습시간 가운데 75%는 직무수행 실습시간을, 25%는 직무관련 교육시간을 의무화했다. 대학 실습생의 실습비용 지급 대상은 전체 실습시간의 75%에 해당하는 직무수행 실습시간이다. 대학 실습생의 실습비 지급은 산학협력법 시행령 제13조의2의 제2항 제3호 및 대학생 현장실습학기제 운영규정 제22조 제2항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다. 산학협력법시행령 제13조의2 제2항 제3호에서는 현장실습에 따른 보수체계를 ‘최저임금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시간급 최저임금액’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학생 현장실습학기제 운영규정 제22조에서는 실습지원비를 학생에게 직접 금전으로 지급하되, 실습시간 계산시 직무관련 교육시간을 제외토록 하고 있다. 해당 산식을 적용하면, 실습지원비는 현장 실습시간 중에서도 직무수행 실습시간에 투입된 75%만을 최저시급으로 계산한다. 일례로 8시간을 근무한 알바 등은 ‘8시간×최저시급 1만320원’의 보수료가 책정되나, 대학 실습생은 8시간을 근무해도 ‘6시간×최저시급 1만320원’의 보수료(실습비)가 지급된다. 종소세 신고창구 도우미로 나서고 있는 대학 실습생들의 보수가 알바와 청년인턴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같은 문제는 종합소득세 기간 중 신고창구에서 실습 중인 세무·회계학과 재학생뿐만 아니라 실습학기제를 운영 중인 다른 학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산학협력 실태조사 및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가 개선되기 이전인 2017년 기준 현장실습을 체험하는 대학생은 15만여 명에 달했으나, 현장실습학기제가 도입된 2021년 이후로는 최저임금의 75% 이상 지급을 의무화한 표준실습학기제에 참여하는 대학생은 연간 약 3만7천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학 실습생들의 열정페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실습제도와 실습지원비를 제도로 정비했으나, 제도 도입 5년이 흐른 현재 정작 또 다른 불평등의 소재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열정페이 막기 위해 도입된 현장실습학기제…또 다른 불공정 양산 법령에 따라 종소세 신고창구에 투입된 대학 실습생들의 보수는 차등 지급되고 있으나, 알바 및 청년인턴 신고도우미와 동일시간·동일노동을 하고 있기에 불공정하다는 불만은 대학생 신고도우미들로부터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욱이 오는 7월 채용 예정인 국세 체납관리단과 국세외수입체납관리단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최저시급 대비 120% 인상된 보수체계가 적용되기에, 신고도우미로 나서고 있는 대학생 실습생에게도 최저시급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보수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심지어 과거 모 관서의 경우 대학생·알바·청년인턴 구분 없이 동일한 보수를 지급한 사례도 있다. 당시 대학 실습생에게도 알바 등과 동일하게 실습비를 지급했던 모 서장은 “최저시급 이하를 주는 것이 문제일 뿐, 그 이상 주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느냐”며, “신고도우미로 나선 대학생 대다수가 세무·회계학과생들이자 예비 세무 공직자로 볼 수 있기에 동일 노동·시간에 맞춰 실습비를 지급했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대학생 실습비 지급 구조가 최저시급의 75% 규정에 묶여 있기에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학생 실습비 지급은 교육부에서 담당 중으로, 국세청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접촉을 하고 있으나 수월하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앞선 세무서 사례처럼 대학 실습생에게 지금처럼 직무교육시간 25%를 차감한 실습비를 지불할 것인지, 또는 최저시급을 조금 더 올려 알바 등과 동일하게 실습비를 지급할 것인지는 현장실습비 예산을 책정하는 국세청의 의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