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엔 '사해(死海)와 갈릴리 호수' 등 2개의 호수가 있다 한다. 사해는 물이 흘러내리지 않고 고여 있다 보니, 썩어 있는 호수로 유명하다. 물론 마실 수가 없음은 불문가지다. 이에 비해 갈릴리 호수는 물이 고여 있지 않고 계속 흘러내린다. 이 호수는 푸른색을 띠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항상 청결함과 상쾌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고공단 국장급 인사제도가 시행(지난해 7월1일)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국세청이 인사상의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정 국장직위의 경우, 기본 3개월이상의 장기공석 상태가 지속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어 이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 또한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4개 지역 지방청장의 경우 6개월마다 교체되는 불합리함(?)이 지속되고 있어 이들 지역 세정가 관계자들은 물론 고공단 국장급 관계자(본청, 서울청, 중부청 등)조차도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 눈치다.
더욱이 지난 연말연초 단행된 국세청의 국장급 인사에서 이같은 문제점은 심각성을 띤 채 해소의 실마리도 없이 우여곡절 속에 단행됐다. 아직도 공석 중인 서울청 조사2국장(자율직)과 국제거래조사국장(공모직) 등은 고공단제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번 고공단 국장급 인사는 특정기수인 행시 21회 출신이 11명으로 너무 많아 인사권자가 여간 애를 먹지 않았다는 세정가의 후문이다.
이로 인해 국세청 내부에선 시점이 언제일지는 몰라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행시 21기 국장급 관계자에 대한 일단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전임 이주성 국세청장 시절 16회 동기생 전원이 아무 잘못도 없이 단지 국세청장과 동기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숙청(?)당한 사례를 잊어선 안 된다"면서 "물론 이 번에야 그럴 순 없고 또 그래선 안 된다고 하지만, 어디 인사가 본인 마음대로 된 적이 있느냐"고 말해 이같은 분위기를 단순한 일로 치부할 수 없음을 힘줘 강조했다.
사실 고공단제는 부처별로 온갖 문제점이 노정돼 마치 사해(死海)와도 흡사한 제도로까지 인정받으면서 착실히(?)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고공단제는 시행된 지 6개월 밖에 안 됐고 특히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가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만큼 개선되기는 사실상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각 부처별로 부처의 특성에 맞게 사전조율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공단제를 갈릴리 호수와 같이 계속 흐르는 맑은 물처럼, 정체가 없는 분위기로 개선할 수는 없는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