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행복의 최대가치를 재산과 건강에 두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러나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 건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지나치게 강조해도 과함이 없음은 불문가지다.
특히 사람의 신체 가운데 '허리'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물며 조직에서 허리에 해당하는 위치는 상하간에 연결고리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축구에서의 링커 역할과도 흡사하다.
올 들어 '따뜻한 세정' 전개를 기본모토로 하는 全君杓 국세청장이 국세청 최후의 보루인 세무조사에 일대혁신을 꾀하겠다고 선언, 양(良)보다는 질(質)적인 세무조사를 다짐하면서 국가재정을 책임지고 나섰다.
나아가 세무조사를 비롯한 세원관리 등을 위해 지방청 조사국과 일선 세무서의 분야별 조직개편이 한창 진행 중이다.
全 국세청장은 세무행정의 일대 혁신보다는 부분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듯 하다. 인사적인 측면에서도 일선 직원도 열심히 하고 능력이 있으면, 반드시 발탁해 승진(昇進)시킬 방침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 그것은 바로 5급 사무관 승진과 관련해 '승진이후의 인사제도 분야'가 아닌가 싶다.
9급내지는 7급 공채로 입사해 6급 고참직원이 되면, 소위 장원급제(壯元及第)나 다름없는 5급 사무관 승진이 기다리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 임명사항이면서 관리자의 반열(班列)에 오르는 사무관으로 승진을 해야 비로소 일반승진 출신이라는 소리를 주위로부터 듣곤 한다.
문제는 이들 일반승진 출신이 사무관으로 보직발령을 받을 때 행시출신과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데 이같은 인사제도(人事制度)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행시출신 사무관의 경우 국세청 근무 경력이 3년이고, 일반승진 출신이 사무관 경력 2년이라고 할 때 당연히 행시출신 사무관이 더 윗자리에 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 일반승진 출신 사무관은 6급 직원 때까지의 경력 20∼25여년은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다른 부처와 달리 국세청은 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全君杓 국세청장이 세무조사의 질적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듯, 세무조사를 하는 조사요원은 미안하게도 일반승진 출신이지, 행시출신이 결코 아니다.
물론 사무관도 세무조사를 한다. 그러나 행시출신 사무관에겐 실제 조사경험이 없다는게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행시출신이 국세청에 입문해서 최소 6개월 기간이라도 세무조사 현장에 투입된다면 모를까.
사람의 허리에 해당하는 국세청 사무관급부터 국세청 1만7천여명의 약 97∼98%에 달하는 일반승진 출신의 세심(稅心)을 정확히 헤아리는 것도 따뜻한 세정 전개의 한 분야가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