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오리의 깃털을 소리 나지 않게 뽑아야 한다. 조사의 건수를 줄이되 심도있는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조사이후 이의제기, 즉 불복청구(不服請求)가 없어야 한다."
全君杓 국세청장이 강조한 이같은 세무조사론이 대내외적으로 적잖은 화제를 뿌리고 있다.
특히 국세청내 조사국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全 국세청장의 세무조사에 대한 큰 틀의 방향 제시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세무조사 방향은 全 국세청장이 조사국에 근무하던 사무관 시절부터 중부청 조사2국장, 서울청 조사3·1국장, 국세청 조사국장에 이르기까지 국세청 세무조사에 관한 것은 꿰뚫어 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대흐름에 맞는 세무조사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최근 국세청 내부에서 단연 화제로 등장하고 있는 全 국세청장의 세무조사에 대한 어록(語錄)을 보면 그야말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와 관련,서울청 조사국의 한 관계자는 "백정(白丁)이 소를 잡을 때는 목욕재개한 후 흰 도포를 입는다. 그리고 모든 기(氣)를 모아 소가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죽도록,즉 고통없이 죽게 한다는 바로 그때의 기술을 우리 조사요원이 습득해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국세청장께서 이때 소는 어차피 죽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데 소가 죽을 때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그것도 고통없이 죽게 하려면 얼마나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를 새삼 곱씹어 보게 하는 말씀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全 국세청장의 세무조사 방향에 대해 재계의 재무회계팀 고위 관계자는 "피조사 대상자인 기업의 입장에서 어찌 걱정과 긴장이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최근 들어 기업들도 투명경영을 기본모토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억울한 납세자를 양산하지 않는 방향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조사 현장에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혀 합법적인 테두리내에서의 협의과세가 절실함을 밝혔다.
한편 일선 세무조사 현장에서 全君杓 국세청장의 세무조사에 대한 철학이 어떻게 투영·반영될지 국세청과 재계 등은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