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자로 중부지방국세청장에 경북 출신인 김호업 前 부산청장이 승진 임명되자 세정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방청장(地方廳長) 자리가 1급 승진을 위한 예비코스와 6개월 이내 근무에 따른 명퇴를 위한 마지막 코스 등으로 구분, 소위 '天堂(천당)과 地獄(지옥)'을 오가는 자리로 각인되고 있는 분위기.
이같은 분위기는 이주성 국세청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윤종훈 전 서울청장(부산청장 역임)과 ▶오재구 전 중부청장(광주청장 역임) ▶정태언 전 중부청장(대구청장 역임) ▶김호업 전 부산청장 등에 이르기까지 부산·광주·대구청장 출신들이 직업공무원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1급 승진행운을 잡은 반면, 상대적으로 이번에 명퇴신청을 한 ▶노석우 전 대전청장과 ▶이명래 광주청장 등의 경우는 되레 조기에 명퇴해야 하는 쓴맛을 보게 됐다.
◆…종전까지 지방청장은 명예직인데다 퇴임이후(국장 보다는, 청장으로 호명되기를 선호함)까지를 고려해 볼 때 국세청내 국장급 누구나 다 동경의 대상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들어 고위공무원단(이하 고공단) 시행을 앞두고 선별적(?)으로 명퇴를 고려한 지방청장 인사가 단행되고 있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
실제로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고의적(?)으로 지방청장 직을 정중히 사양(?)한 국장급도 있었다는 게 세정가 관계자의 전언이고 보면, 이를 단순히 웃지못할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세정가의 중론.
물론 여기엔 고공단이라는 제도가 최초로 시행된 점이 이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인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결국 고공단이 국세청내 지방청장 인사 풍속도를 하루아침에 바꿔놓는 쓰나미와도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만은 엄연한 사실.
◆…더욱이 某 국장이 지방청장직을 고사한 이유는 아직 정년이나 명퇴할 시기('58세,올해의 경우 '48년생이 명퇴신청 대상)가 도래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한 이유는 길게 보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고육책(?)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지만, 이와 반대로 지방청장 직을 단 3개월 만이라도 하고 명퇴하기를 고대하는 국장급 입장과는 사뭇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기도.
한편 지난번 1급 중부청장 승진인사에서 호남출신 인사가 또 배제되자, 세정가 일각에서는 "호남인사 푸대접 론과 국장급에서의 인력부족 현상 때문"이라는 시각차가 상존하고 있는 분위기.
그러나 이같은 시각차에 대해 세정가의 한 관계자는 "호남출신이라고 반드시 1급 승진하란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인사를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기보다는 상대방,즉 인사권자가 왜 그렇게 했는지를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돼 줄 것"을 주문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