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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8.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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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티셔츠' 네잎 클로버는 `실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캠프가 운영하는 `버락오바마닷컴'이 최근 한 아일랜드계 지지자로부터 항의메일을 받았다.

   아일랜드의 축제일인 세인트 패트릭 기념일(3월17일)을 앞두고 판매하는 오바마 티셔츠에 새겨진 `샴록'(Shamrock. 작은 토끼풀이라는 의미)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캠프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일랜드의 피가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티셔츠에 오바마의 이름을 OBAMA가 아닌 O'BAMA로 쓰고 그 밑에 아일랜드의 상징인 샴록을 새겼다.

   아일랜드 이름에 주로 아포스트로피(')가 들어가는 점에 착안해 오바마가 아일랜드 혈통임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지난해 5월 아일랜드를 방문해 "내 이름은 (아일랜드의 조그만 마을인) 머니걸 오바마의 버락 오바마"라며 "어디선가 도중에 잃어버린 아포스트로피를 찾으려고 고향에 왔다"고 말했었다.

   머니걸은 오바마의 모친 쪽 현조부(고조부의 부친)인 팰머스 커니가 살았던 마을이다.

   문제는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샴록이 네잎이 아닌 세잎이라는 점이다.

   워싱턴 하이츠에서 아일랜드 술집을 운영하는 데이브 헌트 씨는 "세잎이 네잎으로 바뀌는 것을 보는 것은 내게 신발 속의 조약돌(찝찝해서 털어내야 하는 물건)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몇개인지 헷갈리고 있다"면서 "이름에 아포스트로피를 새길 정도의 성의가 있었다면 최소한 샴록을 새기기 전에 잎이 몇개인지는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 맨해튼 출신인 그는 평생 민주당 지지자였고 지난 대선에서도 오바마를 위한 선거운동에 매진했다.

   아일랜드 전통에 따르면 수호신인 패트릭은 세잎 클로버를 통해 `삼위일체'를 표현했다.

   미국-아일랜드역사학회의 클리스토퍼 카힐 대표는 "기본적으로 패트릭에 관한 모든 것은 전설이고 지어낸 것에 불과하지만 샴록은 세잎으로 그리는게 맞다"고 말했다.

   네잎이 행운을 상징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일랜드의 상징물이 바뀔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바마 캠프 관계자는 샴록의 기원이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 보라는 헌트 씨의 항의메일을 지난 17일 받았으며 고증을 거쳐 필요하다면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버락오바마닷컴은 네잎 클로버가 새겨진 `오바마 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오바마 티셔츠 주문을 포기한 헌트 씨는 그러나 자신 앞에 오바마 맥주가 있다면 캠프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마시지 못할 술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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