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3급 부이사관, 4급 서기관급 승진인사때 다면평가를 활용하고 있다.
인사권자 입장에서 보면 승진시켜 줄 사람은 많은데 비해, 자리는 한정돼 있으니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 사람들은 다면평가를 승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제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형식적 장치'에 그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면평가가 실시되면 관리자들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초긴장 상태에 들어가곤 한다.
상사와 동료, 그리고 후배 부하직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심한 심리적 부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면평가의 대상이 되는 관리자들은 업무 추진시 상사와 동료, 후배 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곤 한다.
또한 '줄서기'와 '포퓰리즘'(인기 부합주의)이 만연할 우려도 크다.
더욱이 다면평가는 평가결과가 전혀 공개되지 않아 그 신뢰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특히 다면평가는 철저히 비공개리에 실시되는 등 그야말로 철통보안 속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여부는 오직 인사권자만이 알 수 있다. 따라서 승진후보 등 승진 가시권에 있는 관리자들은 승진 인사명단이 나오기 전까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다면평가는 인사권자가 승진TO에 의거, 승진 대상자를 사전(심중)에 선정해 놓고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다면평가가 통과의례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과거 다면평가 결과 최고 점수를 받았던 간부 몇몇이 '승진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던 사례가 있다.
결국 다면평가는 승진대상자는 물론 평가대상자에게조차 이득은 별로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계륵(鷄肋)'과도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다.
다면평가가 잘만 운영하면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조직에 활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다면평가가 높은 단합력을 자랑하는 국세청 조직문화와 어울리는가는 짚어볼 일이다.
다면평가가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먹을 것이 없는 계륵'과도 같지나 않은지 곱씹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