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8.03. (일)

기타

[세정가풍월] 종로-강남세무서 그리고 '1번지 세무서'

 

‘국세청의 1번지 세무서!’

 

흔히들 ‘1번지 세무서’하면 종로세무서를 떠올린다.

 

‘종로’는 조선시대 경제 1번지였고, 서울 시내 한복판일 뿐만 아니라 도성(都城)안에 위치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때는 종로지역이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종로세무서는 1번지 세무서가 맞다. 세무서 코드번호도 서울지방국세청(100)에 이어 전국 세무서를 대표하는 101이다. 관내에는 상급관청인 국세청과 서울청이 위치하고 있다.

 

또 전국 세무서 가운데 직제 순이 가장 빠르고 세무서장을 대표할 때도 종로세무서장이 나선다. 관서장 및 직원 인사 때는 주목을 받기 일쑤다.

 

그러나 세무서 신설 역사로 따지면 ‘1번지’가 아니다. 종로세무서는 지난 44년 5월 경성세무서(현 중부세무서)에서 분리 신설됐다. 경성세무서는 지난 27년 5월 설립됐다.

 

세수규모도 약 2조9천억원(2005년 기준)으로, 1위 남대문세무서 7조3천억원과 큰 차이가 난다.

 

경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유수의 기업들이 ‘강남행’을 택하자 ‘1번지 세무서’로서의 상징성이 덜하다는 말도 나온다.

 

강남은 ‘(사)교육 1번지’ ‘부동산 1번지’ ‘벤처 1번지’ ‘신정치 1번지’로 성장하는 등 정치 경제의 중심지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름’의 상징성이 강한 강남세무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라는 세목이 신설되면서 강남지역 거주자와 강남세무서는 더욱 유명세를 탔다.

 

강남세무서는 지난 79년 3월 신설됐고, 코드번호도 211로 종로세무서보다 늦다. 세수는 2조원 수준.

 

그러나 강남세무서는 신종 업종과 오래된 업종, 고소득자영업자와 저소득자, 대(大)사업자와 영세사업자가 혼재해 있다. 한마디로 ‘국세행정의 종합판’인 셈이다.

 

이런 연유 때문에 전군표 국세청장도 지난 20일 강남세무서 순시에서 “강남, 여기가 잘되면 다 잘된다. 여러 내용적인 측면을 감안할 때 국세청의 1번지로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역사와 전통을 지닌 종로세무서와 신흥 경제중심지로 부상한 강남세무서 가운데 먼훗날 어디를 ‘1번지 세무서’로 기억하게 될까?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