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상반기 명퇴시즌을 맞은 6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세무대리업계의 현실을 반영하듯 퇴임을 앞둔 세무공직자들의 한숨 또한 커지는 가운데, 퇴임 후 세무사사무소 간판을 내거는 이유로 '돈 보다는 인간관계 유지'를 꼽는다고.
공직 퇴직 후 제 2의 인생출발지로 세무사사무소 개업을 시도하는 이들 대부분은 20대 이후 청춘을 세무공직자로 몸 바친 사람들.
이처럼 자신의 생애가 공직안에서 이뤄졌기에 지인은 물론 사회친구도 공직자들이 대부분으로, 퇴직 후 개업을 하지 않을 경우 사회생활은 물론 지인들과도 멀어지는 탓에 여건은 힘들지만 세무사사무소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이달 말 퇴직 후 개업을 준비중인 일선 모 서장은 “20대에 국세청에 들어와 반평생을 지내다 보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지인은 물론 이름 석자 기억하는 이들 거의 전부가 세무공직자”라며, “명퇴 후 반평생을 함께 보낸 이들과 교류하는 차원에서라도 조그마한 사무실을 마련해 사랑방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귀띔.
또 다른 서장은 “앞서 퇴직한 선배들 경우 일체의 연락도 없이 지방에서 거주하는 이도 있는데, 한편으로 부럽지만 또 한편으론 쓸쓸한 인생 후반부를 지내고 있는 듯 보인다”며 “공직 명퇴 후 출퇴근할 수 있는 거처가 있는 것이 가장 행복이라는 선배공직자들의 말처럼 힘들겠지만 사무실을 열 생각”이라고 피력.
세정가의 이같은 분위기는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에서 돈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관계망을 잃지 않으려는 풍속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타 부처 공직직렬에 비해 세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세무공직자들은 그래도 유리한 입장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