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위에 셀을 쌓아라, 기술 위에 기술을 쌓아라."(서정치 메모리사업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그룹장)
삼성전자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앞에 'V낸드'라는 이름을 붙인다. 성장하고 있는 SS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다.
아직 소비자들로서는 'V낸드'라는 용어는 생소하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V낸드 제품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 격차와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삼성 SSD 글로벌 서밋(2015 Samsung SSD Global Summit)'을 개최, V낸드 기반의 최신 SSD 제품군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내세워 올해만 1300만개 이상의 브랜드화 된 V낸드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3D 낸드플래시라고도 불리는 V낸드는 칩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좁은 면적에서 저전력으로 고집적 제품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속도와 생산성은 높이는 대신 전략소모량은 낮춘 차세대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48단(3세대) V낸드로 세계에서 가장 높이 3D 낸드플래시를 쌓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3세대 V낸드는 셀을 기존 2세대 128Gb(32단)보다 1.5배 많이 쌓을 수 있다. 단수가 높을수록 셀을 더 많이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저장용량을 256Gb까지 늘릴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V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3D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생산중인 단계다.
삼성전자는 낸드 SSD라는 명칭을 브랜드로 만들어 포장 디자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 홍보함으로써 평면 낸드플래시 기반 제품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삼성전자 이외에 다른 기업에서 기술력 차이로 V낸드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V낸드=삼성'이라는 이미지를 확립함으로써 SSD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제품별로 혼용해 쓰던 V낸드 기반의 SSD를 'V낸드 SSD'로 통일하고 이를 브랜드화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용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향후 사용 편의성을 더욱 높인 초고용량 SSD를 출시해 '테라 SSD 대중화'를 더욱 앞당겨 나갈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V낸드 제품에 대해 3D, V낸드 등 여러 가지 용어를 섞어 쓰고 있는데 앞으로는 V낸드 하나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SSD의 가격 하락과 더불어 제품 용량이 확대되고, 성능이 강화됨에 따라 2017년이면 SSD가 낸드 플래시 소비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0년 SSD가 1기가바이트 당 3달러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0.38달러로 40센트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이제 500기가바이트(GB) 제품을 200달러 이하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중 4테라바이트(TB)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는 12개월도 채 안 돼 2배로 용량을 늘리는 것이다. '850 EVO' M.2 512기가바이트도 내년에는 두 배에 달하는 1테라바이트 제품으로 나올 계획이다.
서정치 그룹장은 "V낸드 SSD는 다른 제품과 용량과 성능면에서 차별화를 보이는 제품"이라면서 "삼성은 이런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언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마케팅팀장(전무)은 이날 "OEM(주문자생산방식)과 애프터마켓 시장을 다 고려해 봤을 때 SSD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조사업체 IHS는 상반기 삼성전자의 SSD 시장점유율을 42%, 2위 인텔(16%), 3위 샌디스크(9%)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