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휩쓸려 전복된 71번 시내버스는 집중호우로 통제된 도로를 피해 우회하다 불어난 강물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경남 창원지역에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산사태와 침수피해 등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마산 진동에서 창원역까지 운행하는 마창여객 소속 71번 시내버스도 이날 오후 승객들을 태우고 운행을 하던 중 일부 구간이 통제되면서 기존 노선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사고 버스가 발견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리 지산교 옆 보교는 71번 시내버스 노선과는 전혀 무관한 장소다.
YTN이 공개한 사고 현장 영상을 살펴보면 버스는 급류에 휩쓸려 내려오던 중 교각 인근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곧바로 강물에 완전히 잠겼다.
따라서 버스는 당시 영상이 촬영된 이전 상류 지점에서 하천에 추락해 상당 거리를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왔을 가능성도 있다.
버스가 추락한 덕곡천 주변에는 학동마을 주변 농로만 있을 뿐 아래쪽에 위치한 14번 국도와는 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다.
진북면에는 전날부터 쏟아진 비로 인해 이날 오후 8시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270.5㎜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집중호우로 진동면 동전리 묵지마을과 인근 오산마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 통행이 일부 제한되거나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또 도로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등 침수 피해가 발생해 일부 차량들이 우회 도로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토대로 사고 버스는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발생한 구간을 피해 2번 국도를 이용해 창원에서 마산으로 운행하던 중 대평교차로에서 1021번 지방도를 따라 학동삼거리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학동삼거리에서 지산교 구간에는 도로 침수로 인한 교통 통제가 이미 이뤄지고 있어 버스가 방향을 돌려 학동마을 주변 농로로 우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오후 사고 버스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건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내부회로 손상으로 분석일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손상된 블랙박스를 충북 청주의 물리 복구 전문회사에 보내 하드디스크 기능을 정상 복구한 후 정밀 판독을 진행할 계획이다.
블랙박스 녹화 영상이 복구되면 사고 당시 버스에 탑승한 승객이 몇명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녹화 영상이 확인되어야만 71번 시내버스가 어떤 경로를 이용해 사고 지점까지 이동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소방본부에는 박모(40), 이모(33·여)씨 부부와 김모(20·여), 또 다른 이모(63·여)씨 등 진동 주민 4명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마창여객은 이날 오후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버스 운전기사 정모씨(55)에게 전화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사고 당시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들은 버스에 운전자와 승객 등 5~6명이 있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익사체로 발견된 안모(20·여)씨 이외에도 운전기사 정씨와 승객 등 4~5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창원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8시께 사고 버스를 크레인으로 인양했으나 버스 내부에서는 승객을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사고 지점에서 지류가 흐르는 진동항과 광암항 일대에 경비정 4척과 민간 자율 구조선 12척, 112구조대, 항공기 등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는 한편 다음날 새벽부터 진동만과 고현항, 송도, 양도 등 사고 지점에서 반경 10여㎞ 해역에 대해 확대 수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