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6.14. (토)

경제/기업

포스코 '동부인천제철-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 제안에 난색

KDB산업은행이 포스코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매력 없는 매물(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매력 있는 매물(동부발전당진)을 묶어 매각해 성사율을 높이려는 산은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포스코가 패키지 인수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산은이 동부발전당진만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산은으로부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 제안을 받았다.

제안서에는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지분 20~30%를 사고, 나머지 70~80%는 산은이 투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포스코가 우선매수협상권을 갖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은이 패키지 인수 내용을 담은 비밀유지약정서(CA)을 체결하고, 협상하자고 제안했다"며 "28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서 인수 제안한 것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만큼 사업 전망이 있는 동부발전당진을 함께 묶어 매각하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무래도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동부발전당진과 묶어서 인수를 제안하면, 매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냉장고·TV 등에 쓰이는 칼러강판을 생산하는데, 포스코는 이미 칼러강판을 생산하는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을 두고 있다. 더욱이 칼라강판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또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노후화돼 설비보수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란 지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칼라강판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는 포스코에 이익이 될 게 하나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반면 동부발전당진은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민간석탄발전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중 발전소 착공이 가능한 상황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포스코 입장에서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는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2012년 5월 260억원, 지난 2월 400억원 등을 출자하고, 포스코는 에너지 부문에서 국내외 발전설비 능력을 지난해 3445㎿에서 3910㎿로 확대한다고 밝힐 만큼 발전 사업에 관심이 있다.

특히 권 회장은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회장의 신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는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어떤 사업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분할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만큼 산은이 동부발전당진만 따로 떼어 포스코에 인수를 제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는 비밀유지약정서 체결 여부를 기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해각서(MOU) 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패키지 인수에 대한 포스코의 입장을 들어본 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동부발전당진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패키지 인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보인다"며 "동부발전당진만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