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5년이라는 타이틀로 진행하지만, 매년 매회 진행할 때마다 자부심을 느낄 것 같아요." (이민우)
그룹 '신화' 멤버들은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 '2013 신화 15th 애니버서리 콘서트-더 레전드 콘티뉴스(Continues)'를 앞두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민우는 "예전 1집 활동할 때는 신화가 언제까지 활동할 수 있을까 정확히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나이는 속일 수가 없다는 것이 걱정이 되지만 마음만은, 에너지는 늘 변함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의 가장 큰 의미는 지난해 데뷔 14주년 기념과 10집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올해 3월 콘서트를 열기로 약속한 것을 지킨다는 것이다. 이민우는 "약속의 의미에 덧붙여 1집부터 10집까지 히트곡을 밴드곡으로 편곡해 팬들이 좋아하는 신화의 색깔을 잘 낼 수 있는 무대로 꾸밀 것"이라면서 "15주년답게 축제의 분위기를 낼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아이돌 그룹 중 최장수다. 이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역사가 된다. 에릭(34)은 "신화 초창기에는 10년 뒤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질문에 막연히 가장이라고 답했다"면서 "아직도 신화로 방송 활동을 하고 콘서트를 하는 것이 신기하다"며 웃었다. "저희를 도와주는 분들과 팬들 덕분이지요. 팬들 중에서는 이제 아이를 데리고 응원해주러 오는 팬들이 꽤 많아요. 그래서 신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어린 신화 팬들도 무럭무럭 자라나서 저희 신붓감이 돼줬으면 해요. 저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동완(34) 역시 "데뷔 당시 10년 뒤에 엔지니어, 카페 주인 등 다른 일을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변함 없이 무대에 서는 것이 큰 행운"이라며 만족했다.
막내 앤디(32)는 "멤버들의 끈끈한 우정과 '신화창조'(신화 팬클럽)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도 "하루하루 바빠서 살다보니 몰랐다. 이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작년 콘서트에서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겹치는 바람에 안전 문제로 폭죽을 사용하지 못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폭죽을 마음껏 활용해 더욱 화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리를 노랑과 연보라로 염모하는 등 멤버들의 외양이 화려해졌다. 신혜성(34)은 "퍼포먼스 뿐 아니라 멤버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전날과 이날 콘서트 티켓 2만5000장은 예매 시작 5분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 중 해외 팬은 약 4000명에 달한다. "콘서트를 하는 입장에서는 많이 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부모님이 왔다가셨는데 팬들의 열기가 작년보다 뜨거웠다고 하셔서 만족스러워요. 매년 자기 일 하다 공연을 찾아주는 팬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해외 팬들은 한국 날씨가 좀 쌀쌀할 텐데 건강하게 공연을 잘 보셨으면 해요." (에릭)
JTBC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신화방송' 등을 통해 나이가 어린 팬들과 해외 팬들도 부쩍 늘었다.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이기도 했던 전진(33)은 "멤버들끼리 2000년대 초반 저희 이름을 걸고 KBS에서 방송을 한 적이 있다"면서 "그 때는 무조건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멤버들끼리 서로를 더 잘기 때문에 더 즐겁게 방송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4월 말 정규 11집을 발매한다. 리드보컬 신혜성은 "현재 절반 정도 작업했다"면서 "지난 앨범에 비해 변화를 주고 싶어서 기존 작곡가의 곡보다는 신인 작곡가들의 곡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기존 신화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많이 변화된 모습을 담을 것 같아요. 자랑스런 11집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15년 간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에릭이 멤버들 사이의 이런저런 갈등을 잘 풀어주는 역을 했다." (이민우)
"저희 이번 공연 포스터 사진을 촬영해준 조선희 작가님이 전날 공연을 본 뒤 트위터에 글을 남겨주셨어요. 신화가 오래가는 이유를 양보와 배려라고 적어주셨더라고요. 개개인의 멤버가 성격이 다르지만 일을 진행할 때는 추진력 있게 치고 나가고 잘 받아줘요. 팀워크가 좋아 단합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데뷔 초기와 지금 달라진 점에 대해 이민우는 "시간만 흘렀지, 예전과 똑같다"고 답했다. 김동완 역시 "나이가 든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고 동의했다. "팬들도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서로 있을 때, 함께 있는 순간 만큼은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팬들도 어려지고 저희도 어려지는 느낌이랄까요."
15년, 20년, 25년, 30년 뒤의 신화 모습은 어떨까.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들 건강해서 50대에도 아무렇지 않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에릭), "팬들과 세월을 함께 하면서 같이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신화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신혜성)
이날 콘서트장 주변에서는 신화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도 열렸다. 신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화와 팬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접수해 내걸었다.
한편, 신화는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멤버들이 주주로 있는 신화컴퍼니의 주도로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등지를 돌 예정이다. 이후 다시 서울에서 아시아 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