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일 월가 주요 대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은행 자본 여건 강화를 둘러싼 현장의 견해를 청취했다.
연준은 은행 자본 여건 강화 등에 관한 여론 수집이 지난달 말로 마감됨에 따라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월가 6개 대형은행 CEO들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여론 수집은 2010년 발효된 금융 규제 강화에 관한 '도드-프랭크법'에 의해 의무화된 것이다.
연준에서는 대니얼 탈룰로 이사가 대표로 참석했으며 월가 CEO로는 제임스 다이먼(JP 모건 체이스), 로이드 블랭크페인(골드만 삭스), 리처드 데이비스(US 뱅코프), 제임스 고먼(모건 스탠리), 브라이언 모이니헌(뱅크 오브 아메리카) 및 제이 훌리(스테이트 스트리트 코프)가 동석했다.
연준은 회동 후 웹사이트에 올린 자료에서 "현장의 견해를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은행 CEO들이 낸 견해에 대해 답변하거나 대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회동 내용을 요약해 게시했다.
소식통들은 뉴욕 회동의 초점이 은행의 '거래상대방위험(counterparty risk) 비율 상향과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점검) 내용 공개 쪽에 맞춰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리먼 브러더스 붕괴와 같은 금융 참사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거래상대방위험 비율 상한을 10%로 대폭 강화하려는 연준 방침에 대해 월가 CEO들이 일제히 반발했다고 전했다.
연준의 제한은 의회가 상한으로 제시한 25%보다 훨씬 더 빡빡한 것임을 이들 소식통은 상기시켰다.
CEO들은 이처럼 거래상대방위험 비율을 빡빡하게 규제하면 월가 금융기관 간 거래가 힘들어지고 이것이 여신 경색으로 이어지면 미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된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월가 비판론자들은 '대마불사' 재발 방지를 위해 이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연준이 지난 3월 13일 결과를 발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서는 연준이 사용한 모델과 평가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공개하도록 이들 CEO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음교환조합을 비롯한 월가의 5개 금융기관 협의체는 연준의 테스트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이 공개되지 않은 채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연준은 당시 조사 대상 19개 대형은행 가운데 13곳이 유사시에도 "자본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