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8.02. (토)

기타

'458회 도전' 뇌성마비 1급 장애우 면허 취득

 30대 1급 지체 장애우가 무려 458차례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거머쥐었다.

   8일 도로교통공단 청주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에 거주하는 경상선(32)씨는 뇌성마비를 이겨내고 장내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승재 청주운전면허시험장장은 전날 오후 경씨의 집을 방문해 꽃다발을 안겨주고 '2종 자동' 운전면허증을 직접 전달했다.

   경씨가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한 것은 2004년부터로 매년 50차례에서 100차례씩 필기시험을 봤다.

   비장애인들도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많은 횟수지만 458차례나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꿈을 이뤘다.

   중증 장애가 있는 그는 운전면허 도전 이유를 묻자 "몸이 맘대로 되지 않아 먼 데를 가는 것이 무척 불편했다"고 힘들게 설명했다.

   앞으로 맘 편히 혼자 운전하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꿈을 꾸는 듯한 경씨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무척 설레는 듯한 표정이다.

   그는 "어디를 가려고 해도 남의 차를 얻어 타야 했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경씨가 수백 차례 면허시험을 봤다고 하지만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매일같이 운전전문학원에 가 공부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씨는 변변한 학원 한 곳 다니지 못한 채 2004년부터 집에서 혼자 필기시험 공부를 해야만 했다.

   필기시험을 치르러 갈 때는 시내버스를 한 차례 갈아타야 했던 만큼 몸이 여간 고된 게 아니었지만 꿋꿋하게 이겨냈다.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시는 경씨가 안쓰러워 가족도 운전면허 시험 응시를 만류하기까지 했다.

   경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참 좋아했다. 그러나 자꾸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한때 '포기하라'고 만류했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딸 수 있는 때까지 한번 해보라고 허락했다"고 말했다.

   필기시험에 들어간 응시료만도 237만8천원이다.

   "몸도 불편한데 면허를 땄으니…자기가 하겠다고 한 것인데 뭐 칭찬할 게 있느냐"면서도 대견하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경씨는 필기시험에 합격한 뒤 보름간 충북 청원군 내수읍의 한 운전전문학원에 다니며 단 두 차례만에 기능ㆍ주행시험에 합격했다.

   아직 차가 없는 경씨는 '차를 운전하게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차차 생각해 봐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승재 시험장장은 "면허시험을 보다가 포기하는 장애우들이 많은데 경씨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해 면허증을 취득했다"면서 "장애우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귀감"이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