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관, 외래 생물 안전성 집중검사 진행…생태계 위협생물·멸종위기종 등 173건 적발

애완동물로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개나 고양이 등을 넘어, 최악의 생태계 교란종부터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2급)까지 무차별적으로 국내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수입 외래생물에 대해 안전성 집중검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부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수입한 생태계 위협생물인 맹독성 사탕수수두꺼비 등과 멸종위기종인 악어·아나콘다 등 총 173마리를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인천세관은 환경부가 지정한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과 유입주의 생물 등 법적관리종의 국내 반입동향 및 수입 위반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생태원 외래생물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한 전수검사 방식으로 이번 집중검사를 실시했다.
무엇보다 단 5일동안 진행된 수입 안전성검사에서 무려 173개체의 밀반입이 적발되는 등 외래 생물종의 밀수입 시도가 무척 높다는 점과 함께, 적발된 종 가운데 최악의 생태계 교란종과 국제적멸종위기종이 포함됨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번 집중검사를 통해 불법 반입이 최초로 적발된 일명 ‘괴물 독 두꺼비’인 중남미 원산의 ‘사탕수수두꺼비’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세계 최악의 침입 외래종’으로 생태계를 교란해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맹독을 내뿜는 독 분비샘을 갖고 있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공격하거나 병을 옮길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지만 애완용으로 16마리나 불법 반입됐다.
또한 국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 훼손 및 교란 등 위해우려가 있어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된 항아리곰팡이병 매개체인 ‘아프리카발톱개구리’ 100마리의 불법 반입도 적발됐다.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 2급)인 카이만 악어와 그린아나콘다 등 57마리를 포장박스 하단에 이중바닥을 만들어 몰래 숨겨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가장 작은 악어류인 카이만 악어와 길이가 5m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뱀으로 알려진 그린아나콘다는 최근 애완용 거래를 위해 불법 포획되고 실정이다.
집중검사에 함께 참여한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김수환 박사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외래생물이 수입되고 있다”며 “이번에 적발된 독 두꺼비, 악어와 같은 이색적인 애완동물이 암암리에 불법 거래될 경우 국내 생태계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적발된 불법 수입건에 대해서는 전량 통관보류 조치했다”며, “앞으로도 멸종위기종과 국민 안전을 위협하거나 건강한 생태계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생물이 불법 반입되지 않도록 통관단계에서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