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알렉스 퍼거슨(72) 감독의 홈 고별전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뜻 깊은 승리를 거뒀다.
맨유는 12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특별한 경기였다. 지난 8일 은퇴를 공식 선언한 퍼거슨 감독은 이날 27년 간 함께 해온 맨유 홈팬들과의 작별을 고했다.
맨유 홈팬들은 '38번의 우승을 잊지 않겠다', '27년 간 감사했습니다', '챔피언' 등의 플래카드를 흔들며 퍼거슨 감독과의 이별을 아쉬워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검정 코트를 입은 퍼거슨 감독은 자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7만5000여명의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팀 선수들 역시 경기장에 도열해 '명장'의 입장을 반겼다.
퍼거슨 감독은 오는 20일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현역 사령탑으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또 다른 주인공도 있었다. '노장' 폴 스콜스(39) 역시 이날 경기를 통해 홈 고별전을 가졌다.
지난 2010~2011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던 스콜스는 2012년 1월 퍼거슨 감독의 요청으로 현역에 복귀했다. 노장의 투혼을 불사른 그는 결국 올 시즌 맨유의 정규리그 20번째 우승을 이끌며 명예로운 퇴장을 알리게 됐다.
지난달 28일 첼시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스완지시티의 기성용(24)은 3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는 맨유의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28) 역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루니는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 지휘봉을 잡는 데이비드 모예스(50) 전 에버턴 감독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 과거 에버턴(2002~2004년)에서 활약한 그는 모예스 감독과 불화 끝에 2004년 맨유로 팀을 옮겼다.
최근 구단에 이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루니는 첼시(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맨유(28승4무5패·승점 88)는 1승을 추가하며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했다. 스완지시티(11승13무13패·승점 46)는 승점 확보에 실패하며 9위에 머물렀다.
맨유 선수들은 퍼거슨 감독에게 홈경기 마지막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결국 전반 39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공을 잡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퍼거슨 감독은 평소와 다름없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다.
스완지시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4분 미구엘 미추가 나단 다이어의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퍼거슨 감독의 애제자인 리오 퍼디난드가 승리를 확정짓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42분 문전에서 뒤로 흘러나온 공을 퍼디난드가 오른발로 차 골망을 갈랐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정규리그 20번째 우승을 알리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그동안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