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정부군과 반정부군 간의 교전이 치열한 가운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부인인 아스마 알 아사드가 다마스쿠스 공항을 통해 국외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일간지 알 마스리 알 욤 인터넷판은 29일(현지시간) 시리아 야권 소식통을 인용해 아스마가 자신의 아이들과 어머니, 사촌 등과 함께 관용차량을 이용해 다마스쿠스 공항으로 향하던 중 탈영병들에 의해 발각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영부인의 경호부대와 자유 시리아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으며 탈출에 실패한 아스마는 대통령궁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시리아 반정부 세력의 주요 인사는 아사드 대통령 일가가 정권 몰락과 함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처럼 잔인하게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시리아국가위원회(SNC) 집행위원회의 하이탐 말레는 아사드가 반정부 시위대에 저지른 잔혹한 유혈 진압의 결과로, 시리아에서 평화롭게 빠져나갈 기회를 모두 박탈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개월 전 아사드에게 우리를 내버려두고 떠날 기회를 줬지만 그는 오히려 국민을 유혈 진압했다"며 "그의 끝은 결국 카다피처럼 죽음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아랍연맹과 같이 아사드 퇴진을 촉구하는 강력한 결의안을 채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사드는 시리아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으며 결국 물러날 것"이라면서 결의안 채택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국가들에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對) 시리아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시리아에서 정치적 불안이 지속하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자 시리아인들이 금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시리아의 한 거래상은 "고객들은 가공된 금이 아니라 순금만을 원하고 온스, 파운드, 덩어리 단위로 금을 구매하고 있다"며 시리아 사태 초기에는 금 수요가 30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거래상들은 시리아와 관련한 정치·경제적 사안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이에 대한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금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암시장에서 시리아 파운드의 화폐 가치가 달러당 45파운드에서 70파운드로 떨어지면서 금과 같은 경화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