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내 재산 증가', '개별관리대상자 선정'
사전 신고안내문에 민감 반응, 세무대리인〉납세자
정확한 정보 담은 사전안내문 지속 제공해 납세자 신뢰 얻어야
국세청이 납세자에게 보내는 사전 신고안내문이 성실신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사전 신고안내문의 문구에 ‘처벌이나 제재’와 같은 단어를 명기하면 신고소득이 더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아영 세무사(서울시립대 박사)와 심태섭 서울시립대 교수가 최근 ‘세무와 회계 연구(통권 28호)’에 발표한 ‘과세당국의 사전안내문이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세청은 2010년 이후 소득세⋅부가세⋅법인세 등 주요 세목의 신고기간에 납세자에게 미리 사전 신고안내문을 보내 성실신고를 유도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신고안내문을 보내는 납세자의 수도 매년 늘고 있고, 안내문에 적시하는 항목도 정교화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의 납세자와 세무대리인 각각 180명씩 총 360명을 대상으로 ▷‘협조’나 ‘처벌’을 강조하는 안내문을 받은 경우의 신고소득률 변화 ▷납세자의 신뢰를 강조하는 내용을 청색(적색)으로 강조한 경우와 과세당국의 힘을 강조하는 내용을 청색(적색)으로 강조한 경우의 신고소득률 변화 ▷안내문의 내용⋅형식에 따른 세무대리인과 납세자의 신고소득률 차이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세무대리인과 납세자 모두 사전안내문을 본 후의 신고소득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안내문에 세세하게 적시된 항목이 실제 성실신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전안내문에 ‘처벌과 제재’를 강조하는 문구를 담은 경우가 일반적인 ‘협조’ 문구를 담은 경우보다 신고소득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귀 납세자를 심사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의 신고소득금액 대비 소비지출 및 재산증가 규모가 큰 것으로 분석돼 개별관리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구가 적힌 사전안내문을 받은 경우 신고소득률이 높게 나왔다.
또한 신고안내문 문구를 청색 또는 적색으로 강조한 것은 신고소득률 변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납세자보다는 세무대리인이 사전안내문의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대리인들은 처벌 문구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과세당국이 납세자 보다는 세무대리인을 통해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더 효과가 있음을 뜻한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과세당국이 납세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면 납세자는 과세당국을 향후 신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사전안내문을 계속 보내는 것이 필요하며, 세무대리인을 통한 납세자의 조세순응 향상방안을 계속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