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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1. (수)

경제/기업

박삼구 회장 일가 금호홀딩스 지분 확대…'타이어 인수' 시동거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지주사 금호홀딩스 지분을 확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본입찰 컨소시엄 구성에 필요한 실탄 마련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박 회장과 그의 아내 이경열 여사, 딸 세진씨는 아시아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금호홀딩스 지분 중 14만4000주를 총 144억원(주당 10만원)에 사들였다.

아시아펀드는 이번에 박 회장 일가 외에도 21만주를 공개되지 않은 '기타 개인 및 법인(기타)'이라는 곳에 매각해 21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매각 대상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시아펀드는 지난해 10월 설립돼 그해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경영컨설팅 회사다. 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지만, 이달 14일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투자회사 디에이치투자가 23일 아시아펀드의 흡수합병을 결정하며 지분 전부가 디에이치투자로 넘어갔다. 아직 흡수합병에 따른 법적 절차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아시아펀드의 이번 지분 매각 사유는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다.

아시아펀드는 이번 거래를 통해 그간 보유하고 있던 40만주(13.5%) 중 35만4000주(11.9%)를 매각해 총 354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그러나 아시아펀드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홀딩스(구 금호터미널)는 자본 1564억원, 부채 1조1243억원으로 부채비율 718.8%를 기록했다. 아시아펀드가 354억원을 상환한다고 해도 부채비율은 696.2%로 약 20% 포인트가 감소하는 데 그친다.

이에 따라 아시아펀드 지분 매각에 다른 의도가 깔려있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우선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박 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을 통해 금호홀딩스 지분 136만1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분은 앞서 금호타이어의 장기차입을 위해 채권단 측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이기에 마음대로 유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박 회장 일가가 이번에 사들인 금호홀딩스 지분 14만4000주는 기존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어떤 방식으로든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예컨대 지분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이 대표적인 경우다.

박 회장 일가가 확보한 금호홀딩스 추가 지분 가치는 표면상 144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금호홀딩스의 최근 재무 상황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데다, 아시아펀드의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 감소에 따른 일부 재무개선 효과가 발생함으로써 지분 가치가 이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자금이 직접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활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청구권 행사를 위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박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서는 방법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이 금호홀딩스 추가 지분을 바탕으로 자금을 마련한다면, 이 자금은 향후 인수 본입찰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홀딩스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지분을 많이 확보하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오너 일가가 지분을 확대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만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9일 공개경쟁 예비입찰을 진행, 내년 1월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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