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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을 관할하는 서울지방국세청 김재웅<사진> 청장의 '조용한 리더십'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30일 취임한 김재웅 서울국세청장은 취임식과 올해 시무식을 제외하고 언론 등 외부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이같은 '조용한 행보'에 대해 안팎에서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가 취임 직후 공식적으로 첫발을 내딛은 곳은 직원들의 숙소인 세우관이었다. 세우관 제반시설이 안전한 지, 난방시설은 제대로 가동되는지, 숙소는 깨끗하게 꾸며졌는지, 식당의 메뉴는 어떻게 구성됐는지 등 혹시 직원들이 생활하면서 불편을 느낄 만한 점이 없는지 꼼꼼히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세우관에 기숙하는 직원 뿐만 아니라 소관부서에도 알리지 않고 담당자만 대동한 채 세우관의 복지실태를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4일에는 최대 납세협력단체인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장단과 간담회가 있었다. 법인세 및 종합소득세 신고, 홈택스 이용 등 세무대리인들의 관심사에 대해 상호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간담회 사진촬영 등 외부 공개는 서울세무사회 회장단에 양해를 구한 덕분인지 일절 없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한 불우이웃돕기도 통상적으로 드러낼 법도 했지만 활동사실을 숨겼다.
지방청 차원에서 실시하는 불우이웃돕기 활동 외에 지방청과 세무서 직원 가운데 중증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직원 수명을 선정해 위로금을 전달한 '사랑 실천'도 주변 몰래 진행했다.
'2월 세금문제 현장소통의 날'인 지난 16일, 각 지방청들이 대대적인 행사 홍보에 나설 때 김 서울청장은 조용히 성동세무서를 방문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데 주력했다.
김 서울청장은 지난 17일 노원세무서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말경부터 일선세무서 순시를 본격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시 일정은 미리부터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아직까지 비공개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소한의 준비를 위해 방문 2~3일 전에 귀띔해 줄 것이라는 후문이다.
김 서울청장의 탈(脫) 권위적인 모습 또한 직원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청사 출입시 자신을 위해 별도로 승강기를 잡지 말 것을 지시하는 한편, 출·퇴근시 건강을 다지기 위해 종종 관용차 대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보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동화를 착용한 그를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취임 이후 직원들과 간간이 이메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직원 뿐만 아니라 전임지 중부청 직원들이 안부나 감사의 메일을 보내면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친구나 형님처럼 장문의 이메일 편지로 화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청 모 관계자는 "청장의 이같은 조용하고 소탈한 모습은 누구를 의식하고 하는 게 아니라, 수십년 공직생활 동안 몸에 체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