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성(59·사법연수원 7기) 대법관이 3일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지난 6년 동안 맡아 온 대법관 업무를 모두 마무리했다.
차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앞으로 사법부를 이끌어갈 후배 법관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재판을 잘 한다는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적정한 결론을 내림으로써 당사자의 승복을 잘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법관은 한 사람 한 사람 법원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불필요하게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법관은 강자의 굳셈이 아닌 군자의 굳셈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약자 등 대다수가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에도 사법제도의 따뜻한 햇살이 비춰지도록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관의 판결도 당연히 비판받을 수 있고 때론 따끔한 지적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에 대한 호불호 만으로 판단의 근거가 된 사실과 이유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법관들을 지나치게 힘들게 하고 향후 올바른 판단에 장애를 줄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근거없는 비판을 지양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제 무거우면서도 소중했던 법관으로서의 짐을 내려놓는다"며 "돌이켜 보면 34년여 동안의 법관생활은 다시 되돌아 가더라도 선택했을 운명같은 길이자 축복의 시간들이었고, 더욱이 대법관으로서 동료들과 함께 정의를 논의하고 선언하는 기회를 가졌던 것은 과분한 영광이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차 대법관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0년 판사로 임용됐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 청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쳐 2008년 3월 대법관이 됐다. 또 2011년 10월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돼 2년 4개월 동안 사법행정을 이끌었다.
한편 차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조희대(57·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이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