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내린 이후 9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 응한 채권전문가 125명 가운데 124명(99.2%)이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기개선과 중국의 성장세 유지로 시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를 변동했을 때의 영향은 양면적"이라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금리를 그대로 놔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도 "테이퍼링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워졌지만 금리를 낮춰야 하는 측면도 혼재돼 있다"며 "상승요인과 완화요인이 섞여있는 만큼 동결이 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의 선임을 눈앞에 둔 만큼 금리 조정이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온다.
박기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새 총재의 선임을 앞두고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정책적 실기"라며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카드로 남겨둬야 한다"고 봤다.
◇금리 인상은 하반기에나
박 연구위원은 "실물지표가 나쁘지 않은 현재의 상황이 탄력을 받는다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탄력성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힘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선행지수가 많이 올라온 데 비해 동행지수는 지연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국내 자본시장도 안정돼야 4분기께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론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선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은 "최근 신흥국 위험이나 경기 모멘텀을 보면 인상 압력은 없어졌다고 본다"며 "글로벌 경기가 반등을 하다가 힘이 떨어지면 국내 경기도 장기간 위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지도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