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가끔 '그는 참 바람직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세상이 그런 '바람직한 사람'이 많을수록 좋겠으나 실로 그런 사람을 만나보기란 흔한 일이 아니다.
내가 섬유업을 하던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당시 세무서를 찾아 상담하고 자문을 구할 사항이 있어 관할인 의정부세무서 소득세과를 찾아갔을 때 만난 사람(김종일)이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그런 '바람직한 사람'이었다.
그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김종일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우선 민원인인 나를 대하는 자세가 아주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듯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맞이하였으며, 상담에 응하는 자세와 실력이 다른 사람과는 무척 달랐다. 상담 중 그의 얼굴은 참으로 밝고 성의가 느껴졌다. 민원인인 내가 알고자 하는 문제점에 대하여 신중하게 파악 했고, 마침내 해결 방안을 바르게 알려주었다. 참 고맙고 기분 좋은 사람이었다.
진정어린 마음으로 자신의 일처럼 해결책 찾아줘 절망이 희망으로 변해
나의 답답한 심정은 이내 후련하게 풀렸고 세무서를 나오면서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내 마음속 한켠에는 세상 사람들을 잘못 보고 있었구나'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민원인의 답답한 질문에 대해 지루해 하거나 실증을 내지 않는 무한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공직자가 있구나'하면서 세무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바꿔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기분이 좋았던 나머지 그날 이후 내 회사의 직원들에게 내가 보다 친절하게 보듬어 주게 되었으며, 나를 필요로 하여 찾는 다른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에도 변화가 생겼다.
세월은 흐른 후 그를 다시 만난 것은 IMF가 닥치고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즈음이였다. 공장을 매매할 때 창업비용보다 훨씬 못미치는 가격에 매매를 하였는데도, 회사 양도에 따른 소득세가 부과되어 어이가 없는 마음에 주변 세무사를 찾았다.
결론은 '토지와 건물, 설비시설 등을 분류하지 않고 총액으로 매매신고를 하여 해결 방법이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그 때 너무 답답한 마음에 또 다시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그 직원을 수소문 끝에 찾아가 하소연을 하게 됐다.
반신반의 했었는데, 결과는, 또 적법하게 해결책을 찾아내어 풀어주는 게 아닌가. 나로서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했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그는 서울지방국세청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조사 내용상 우리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사항도 있고 따라서 큰 불이익을 보게 볼수도 있는 일이 있었다. 나는 다시 그를 찾아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처음 만났을때와 똑같은 밝은 미소로 나를 맞이하며 성의를 다해주었다. 결과는 우리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숨어있는듯한 적법성을 찾아 정리해주었고, 따라서 나는 답답함과 불이익을 대부분 풀 수 있었다.
'차도 없고 흑백TV…가족에겐 미안하지만 마음은 너무 편하다는 말에 감동'
한참 훗 날, 그에게 정말 인간적인 면에서 사람의 도리를 표하고 싶어 그를 찾아가 약간의 물질적 성의를 보이려 하자 그가 하는 말, “저는 아직 그 흔한 조그마한 자가용 차도 없으며 TV도 아직 흑백TV를 봅니다. 가족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마음은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 공직 생활에 정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으니 거두어 주시고 된장찌개 한 그릇은 먹겠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그의 자세 앞에서 '내가 얼마나 속물 근성이 있었으며, 사람을 잘못 보았구나, 국세공무원중에 정말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며 감히 더 이상 그에게 무엇을 제시할 수가 없었다.
같은 세상을 살면서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들의 삶에 바쁘고 따라서 대인관계에 있어 친절과 미소가 약한, 메마른 세상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들하는데 그는 만날 때 마다 항상 기분 좋은 사람, 맑음과 정의를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이제 그도 몇년 전에 공직생활을 끝내고 지금은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분야에 전문지식과 실력을 갖추고 있겠으나, 그 분 만큼 진솔한 인간미와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 우수한 사람들은 많이 있겠으나, 그 뛰어나고 우수함 속에 인간적 향기까지 뿜어내는 이런 사람이 있기에 각박한 세상살이에서 사람과 일에 접하며 실망적 상황을 누차 느끼다가도 미소 짓게 되고 푸른 하늘을 쳐다보게 되는가 보다.
세상에서 들려 오는 일부 공직자들의 부끄러운 뉴스를 접할때나, '바람직한 공직자상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공론이 있을때마다 나는 김종일 세무사가 먼저 떠오른다.
어느 특정인의 예찬론을 피는 것 같지만, 실로 그 분이야말로 밝음, 창의력, 정의, 성의, 청렴, 의욕의 에너지가 생활화된 분이 아닌가 싶다. 나 혼자만 가슴속에 담아 두기 보다는 '세상에는 이런 분도 있습니다'하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 기고를 결심하게 되었다.
김종일 세무사님의 건승을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