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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7. (금)

자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때

CJ그룹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전격 구속되면서 국세청의 뇌물수수 관행이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현직의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까지 CJ로부터 향응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하자 국세청에 대한 국민불신은 높아지고 있다.

 

송광조 서울청장의 경우 직전 국세청 내부의 비리를 적발하는 감사관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국세청 내부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현 사태에 대해 국세청은 답답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사건이 지난 2006년 발생했다는 점에서 과거 부정이 현재 국세청의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그간 국세청의 국민신뢰 회복 노력이 물거품이 될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세청은 2009년 7월 장관급인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을 외부청장으로 맞은 바 있다. 오죽하면 외부청장이 임명됐을까? 당시를 되돌아 보면 이주성·전군표·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 3명의 청장이 연이어 불명예퇴진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국세청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후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5개월여간 국세청장 대행을 맡게 되며 ‘내부임명이냐 외부영입이냐’ 가 후임 청장인선이 세간의 최대 화두였고, 외부인사인 백용호 전 청장이 구원투수 격으로 국세청에 투입됐다.

 

당시 MB의 최측근이었던 백용호 전 청장이 외풍을 막고 국세청 조직을 추스리는데 일조를 했다면, 2010년 8월 이현동 국세청 차장이 내부승진으로 청장에 임명되며 국민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쇄신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새 정부 출범이후 국세청의 역할은 한층 강화됐다. 지난 3월 김덕중 국세청장이 취임하며 국세청은 공약재원 확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임무를 짊어졌다. 새 정부에서 국세청의 위상을 세우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됐으며 국민들의 기대 또한 높았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취임사에서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인용해 “청렴은 공직자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자 덕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취임식장은 정약용의 관리자론을 담은 동영상이 흘러나왔고, 참석한 직원들은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국세청의 쇄신의지를 느낄 수 있었지만, 과거의 비리 복마전이 국세청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점은 국세청 쇄신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국세청 쇄신은 국세청 관리자의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의 개인적 부정이 미래의 국세청 불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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