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배려에 보답…성실납세서비스로 사회에 기여"
국세청장 깜짝영상·서울청장 이례적 참석 '눈길'





이승신 종로세무서장이 26일 8층 대강당에서 명예퇴임식을 갖고 35년간의 공직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신 서장은 IT 태동기 양대 세수기관인 관세청·국세청의 전산화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이례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1994년부터 2년여간 관세청 수출입통관 전산화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으며, 국세청과 연을 맺은 이후 국세청 정보분석시스템(TIMS) 구축,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e-세로) 구축, 차세대 국세행정통합시스템 구축 등 지난 30년 간 국가행정 정보화를 선도했다.
2019년도 행정안전부 공공 민원행정 우수사례에 선정된 ‘실시간 모바일 민원실 대기인원 수 조회’ 서비스, 증여재산 결정정보(2016년), 상속·증여재산 평가서비스(2017년), 파생상품 양도소득 신고편의 제고를 위한 모두채움 서비스(2017년) 등 그의 발자취는 국세행정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날 퇴임식에는 정재수 서울지방국세청장, 양철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남우창 서울지방국세청 과학조사담당관, 김민기 서대문세무서장, 김필식 영등포세무서장, 한상현 역삼세무서장, 김상원 도봉세무서장, 공병규 전 종로세무서장 등 전현직 국세공무원을 비롯해 공경현 종로경찰서장, 고희진 삼성물산 부사장, 김정엽 종로지역세무사회장,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장 등 160여명이 참석해 석별의 정을 나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세무서장 명예퇴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승신 서장의 국세행정 발전에 대한 공로에 대한 국세청의 평가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강민수 국세청장도 퇴임식 아침 찍은 깜짝영상을 보내 “퇴임식을 꼭 직접 가서 의미 있게 축하하고 싶었다”며 상중으로 퇴임식에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2016년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 부임을 계기로 지금까지 이 서장과 연을 이어오고 있다.
강 국세청장은 “제2의 인생을 잘 이어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한다는 5만원권과 2달러를 나비모양으로 직접 접은 축하액자로 대박과 행운을 기원했다. 액자에는 ‘인생 2막도 더욱 눈부시고 따뜻하시길!’ 문구도 적었다.
정재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치사에서 “(이승신 서장은) 투철한 사명감과 열정으로 국세행정 발달, 특히 국세청 전산시스템 개발과 발전에 힘써 지금의 국세행정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모범적인 봉사생활을 통해 참다운 공직자의 모습을 보였으며, 평소 남다른 동료애와 뛰어난 인품으로 직원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명예퇴임을 앞둔 최근까지도 현안업무를 차질 없이 추진하며 소통과 대외 리더십으로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헌신했다”며 “국세행정 발전을 위해 온몸을 다해 노력해 온 그간의 노력과 발자취는 우리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큰 감동으로 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승신 서장 퇴임식에는 이화여고 동창인 40년 지기 친구들이 합창으로 새출발을 축하했다. 또한 임한충 바리톤 교수의 공연도 이어졌다.
이승신 서장은 퇴임사에서 “처음 공직의 문을 열던 그 날부터 때로는 숨가쁜 오르막길을 만나고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산을 만나 동료, 선배들과 정상에 다다랐다. 오늘 이제 마지막 산을 끝으로 이 모든 여정을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고자 한다”고 그간의 공직생활을 반추하고 국세청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납세자와 격의 없고 형식에 구애 없는 소통을 하며 ‘일 하나는 제대로 하는, 국민께 인정받는 국세청’을 위해 전력질주해 왔던 지난 1년 종로세무서에서의 기억을 소회하고 “앞으로도 신뢰와 배려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서장은 명예롭게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데 대해 “이 길을 함께 걸어온 모든 동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헌신과 성실함 앞에 한량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수많은 야근과 휴일근무에도 가족이 있었기에, 제 자리에서 온 마음을 다할 수 있었다”며 가장 든든한 버팀목인 ‘가족의 힘’을 이야기하며 감사를 전했다.
소중한 인연을 뒤로 하고 다음달 세무사로서 인생 2막을 여는 이 서장은 “납세자와 더욱 가까운 자리에서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려 한다”며 “공직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납세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서장은 끝으로 세정 최전선에 있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납세자와의 신뢰를 지켜내는 일, 공정한 세정이 국민의 일상에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은 여전히 무겁고도 존엄한 과제”라며 “여러분의 손끝에서 대한민국 세정의 미래가 더 따뜻하고 정직하게 빛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퇴임식은 국민의례, 축하공연, 부이사관 임명장 수여, 국세청 재직기념패 수여, 서울지방국세청장 치사, 기념패·공로패 9개 수여, 퇴임사 등으로 진행했다.
한편 이승신 서장은 내달 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이승신 세무회계’를 개업해 세무사 활동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