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6월30일자로 과장급 이상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표면적으로는 과장급 이상 절반이 교체된 '쇄신' 인사로 볼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국세청이 공식 밝히고 있듯, 이번 인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향후 세무조사 행정을 보다 엄격하고 원칙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백용호 국세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핵심요직인 국세청 조사국장과 심층조사(옛 특별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청 조사4국장에 소위 '원칙주의자'들로 알려진 김연근 국장과 임환수 국장을 임명했다.
또 지방소재 대법인 세무조사를 총괄하는 대전·광주·대구·부산청 조사1국장은 업무역량이 탁월한 본청 과장을 부이사관으로 승진시켜 전진 배치했다.
서울청 조사국장은 전원 물갈이했고, 중부청 조사국장은 1국장을 제외하고 새 얼굴로 채웠다.
국세청 조사국 과장들도 모두 교체했다.
본·지방청 조사국장 대부분을 조사경험이 풍부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 교체함으로써 분위기를 쇄신하고 세무조사 업무를 보다 엄격하게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최근 몇차례의 경제단체 초청 강연에서도 '조사권 확립' 의지를 피력했었다.
"국세청은 시장을 지키는 수호자로서 공정하고 엄격하게 세법을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세법 적용은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미세한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던 것.
또 "자료상, 고소득 전문직, 역외탈세, 변칙 상속·증여에 대한 엄격한 세무조사는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세청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이같은 백 국세청장의 평소 '의중'이 이번 인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백 국세청장은 국세행정 운영방향이기도 한 '세법질서 확립'을 구현하기 위해 세무조사를 엄격하고 원칙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고, 이를 위해 조사분야 쇄신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이번 인사가 '탈세에는 엄격하고, 성실납세에는 부드러운' 조사권을 확립함으로써 법 질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세무조사와 관련한 '오해'도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