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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30. (월)

조세심판원 거듭나야

尹 亨 夏 부장

 "감출수록 창궐하는 것이 부정부패 아닌가? 볕이 잘 드는 마당에 좀이 들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조세심판원이 지난달 26일 감사원으로부터 특별감사를 수감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신인 국세심판원(소)에서도 없던 전무후무한 일로, 파견된 감사요원들 또한 부패행위 신고사항을 비롯해 금품비리 등 혐의에 대한 기동감찰을 주 업무로 하고 있는 특별조사국 소속인 것으로 전해져 일파만파의 파장을 세정가에 던지고 있다.

 


 그간 세정가에서는 납세자 또는 심판청구대리인과 조세심판원 직원간의 유착의혹을 지적해 왔으나, 심판원에서는 일절 이같은 일이 없음을 재삼재사 강조해 왔다.

 


 특히, 전신인 국세심판원과 달리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국무총리실 산하로 조세심판원이 새롭게 개원함에 따라 세간에서 일던 부정부패 의혹이 말끔히 씻길 것으로 많은 이들은 기대해 왔다.

 


 그러나 최초로 감사원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조세심판원의 모습을 지켜본 세정가 상당수는 지난 2년간 역으로 추락해 온 심판원의 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독립성과는 거리가 멀게 심판원장 1인 체제로 독주해 온 심판행정은 앞서 착수된 감사원 기획감사에서 드러났으며, 무엇보다 심판심리과정을 꼭꼭 숨기는 등 정보공개를 터부시해 온 심판원의 비공개 관행이 이번 특별감사를 불러 왔음을 대다수 심판청구대리인들이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전임 심판원장 재직당시 심판원 某 직원은 "심판청구 사건의 진행과정을 알게 된 납세자 또는 심판청구대리인이 원장에게 이의를 제기한 순간, 해당 업무라인에 있던 직원들은 찍힌다"며 "원장이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는 조세심판원의 특성상 한번 찍히면 승진은 물론 보직에서도 불이익을 각오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불행 중 다행히도 백운찬 신임 조세심판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민원인을 만나는 것을  절대 꺼리지 말라"며 "이들을 통해 심판원을 향한 고언을 상시 들어야 한다"고 공개된 심판원 운영방침을 시사했다.

 


 민원접수 기구임에도 민원인들로부터 여론을 듣지 않겠다는 발상이 한참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는 한편, 폐쇄된 조직에서 독버섯처럼 일어날 수밖에 없는 각종 부정부패를 공개형으로 전환해 근절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조세심판원이 곧 발표될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를 전화위복삼아 납세자와 심판청구대리인들로부터 신뢰 회복의 첫 걸음을 딛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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