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막걸리 광풍이 불면서 일부 대기업들이 막걸리 시장 진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주류회사인 보해양조 역시 막걸리 생산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중소 규모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해양조(주)는 최근 광주청으로부터 탁주 제조와 관련해 '시설조건부 사전승인'을 받았으며, 본 면허 신청만을 남겨놓고 있다고 밝혔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현재 살균탁주를 제조하기 위해 추진중이며, 12월 출시 예정으로 내수판매 및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존 지역 막걸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살균탁주가 7% 비살균탁주가 93%로 이루어져 있다"며 "보해양조는 살균탁주를 제조해 지역의 탁주제조업체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지역 탁주제조사들은 보해가 탁주제조에 나서게 되면 시장에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대기업의 막걸리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광주무등산탁주 C某 관계자는 "최근 막걸리에 대한 매출이 상승세이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 막걸리 업체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며 "일부 대기업들이 탁주업계에 진출하면 영세 탁주 제조업체들의 줄도산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해양조가 살균탁주 생산에 주력한다고 하지만 차후일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중소업체들은 판매나 생산 능력 모두 한계가 있어 소규모 업체들은 결국 밀려나 도산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고급화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해야 되기 때문에 대기업의 막걸리 시장 진출을 감정적으로 이분법적인 사고로만 접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많다.
막걸리 시장의 확대로 인한 수출의 증가 및 고용창출, 최첨단 시설에 따른 위생상태의 개선과 안전한 품질관리 등 다양한 이점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규모 탁주업체들은 대기업의 시장 참여에 원성을 갖고 수수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막걸리의 품질 향상과 고급화를 위해 노력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탁주업체들은 지금부터라도 시설투자 및 독자적인 최고 품질의 막걸리를 생산하도록 노력하고 차별화된 상품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등 장인정신의 혼을 담아 고유의 전통주인 막걸리를 생산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구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