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달 14일 '국세통계로 본 한국의 CEO'라는 자료를 냈다.
지금까지 언론이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경제관련 협회 등에서 우리나라 CEO들의 '평균 모델'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국세청이 기업 CEO들의 납세 실상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세청은 2008년 수입금액 100억원 이상 신고한 법인의 CEO 2만2천203명의 자료를 분석해 한국의 CEO들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CEO의 평균 연령, 거주지, 여성 CEO 비율, 평균 연봉, 업종별·연령별 연봉, 연간 근로소득세 납부액, 기부금 납부액, 연말정산 실적 등 납세실상을 낱낱이 해부했다.
CEO들의 실효세율이 26.8%로 전체 근로자의 12.1%보다 약 2.2배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한 점, CEO들의 기부 참여비율, 상장법인 CEO와 일반법인 CEO의 연봉 비교 등에 대한 분석·공개는 국세청이기에 가능했다.
이번 국세통계의 분석공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을 요구받고 있는 기업 CEO들의 정확한 납세 실상을 처음 공개했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나아가 건전한 납세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좋은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회와 학계 등에서도 줄곧 "국세행정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통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번처럼 적극적으로 공개에 나선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국세청은 지난해 연말 2009년 국세통계연보를 발간하면서도 총 309개의 항목을 공개함으로써 전년도의 287개보다 22개 항목을 늘렸다.
또 국회, 연구기관 등에서 과학적인 세수추계와 연도별 구체적인 세부담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소득세와 법인세 세수실적을 세부 항목별로 상세하게 구분해 공개했다.
아울러 경제단체 등의 수요가 많았던 경영실적 통계도 세분화해, 장부 기장의무 개인사업자와 금융업 법인을 추가해 모든 사업자의 재무제표를 세부 항목까지 내놨다.
조세전문가들은 적극적인 국세통계 공개가 가져올 수 있는 효과로 납세의식 향상에 따른 세수증가, 부정부패 감소, 국세행정 신뢰성 제고 등을 제시한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공개 가능한 통계는 홈페이지를 통해 조기 공개하고, 조세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통계도 인터넷을 통해 수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국세통계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세통계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신속·정확한 통계 제공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국세청의 이같은 적극적인 국세통계 공개노력이 탈세를 억제하는 정책수단으로 적극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