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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5. (토)

'세무사 소득랭킹 1위' 적극부인 왜?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2008년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결과 발표가 나오자 세무사계가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와 임금근로자를 모두 합친 전체 취업자 중에서 월평균 소득이 가장 많은 직업은 세무사로, 월평균 1천73만1천원을 벌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 한국세무사회는 부랴부랴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국세청 소득세 납부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문직의 연평균 수입금액은 2006년∼2009년까지 4년 연속 변리사, 의사, 변호사, 관세사, 회계사, 세무사 순이었다"라며 "이번 통계조사 결과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소수의 표본 수, 직업군 선정 등 일부 설문조사 방식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세무사계의 반응은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선 최근 들어 악화될대로 악화된 세무대리 수수료 문제를 다시 성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세무사는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조사"라고 지적하면서도 "이같은 조사결과가 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를 더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개업세무사의 수는 느는데 전체 사업자 수는 큰 변동이 없고 이는 경쟁으로 이어져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데, 월 1천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세무사가 몇 명이나 되겠냐는 지적이었다.

 

"수수료는 몇 년째 제자리인데 경력직원 몸값은 해마다 오르고, 국세청에서 위임하는 업무는 매년 급증하고, 수임업체는 수수료 싼 곳으로 옮긴다고 하고…"라며 이번 조사 결과의 신빙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세무사도 있었다.

 

다른 세무사는 "통상 세무사계에서는 세무사사무소의 20% 정도는 사무소 운영과정에서 흑자를 내고, 50∼60% 정도는 손익분기점 상에 있고 나머지는 적자를 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는 세무대리 시장의 상황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조사결과가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 등 정부가 추진하려는 각종 정책에 기초자료로 반영돼 향후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무사가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직업으로 뽑혔다면 영광스러운 일일 진데, 작금의 세무대리 현실을 감안할 때 조사결과가 어느 정도 부풀려졌다고 가정하더라도 "조사 결과가 사실이 아니다"고 안간힘을 쓰며 부인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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