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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8. (토)

세정가현장

[서대문서] 이정희 조사관 ‘친절 맨’으로 정평

“친절을 베푸는데 사심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생각지도 못한 칭찬의 글을 보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서대문세무서의 친절맨으로 통하는 이정희 조사관이 9월 넷째주 신뢰도 제고 자율실천 우수공무원으로 선정된 후, 서대문서 소식지(SDM뉴스)에 기고한 수필이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조사관은 기고를 통해, 내방하는 납세자에 대한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는 진솔한 마음과 앞으로 납세자에 대한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근무에 임한다는 각오를 수필형식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 조사관은  “제가 여섯시 넘어서 사업자등록 하러 오신 민원인을 상담하고 업무를 처리해드렸는데, 다행히 즉시 발급 가능한 건이어서 처리해드릴 수 있었다”며 “그러자 납세자께서 ‘늦은 시간 방문해서 퇴근을 늦게 하게 되어 미안하다’면서 돌아가시는 길에 칭찬의 글을 한 자 써주고 가신 것이다”고 겸손해 했다.

 

 

이정희 조사관의 수필 - [가벼운(?) 칭찬, 무거운 마음]

 

사례는 단순합니다. 제가 여섯시 넘어서 사업자등록 하러 오신 민원인을 상담하고 업무를 처리해드렸는데, 다행히 즉시 발급 가능한 건이어서 별 마찰이 없이 처리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납세자께서 “늦은 시간 방문해서 퇴근을 늦게 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돌아가시는 길에 칭찬의 글을 한 자 써주고 가신 것입니다.

 

저는 평소 집이 가까워서 사무실에서 어기적거리다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민원인이 늦게 오셔도 그냥 받아 드리고 그것에 대해 별 반감이 없습니다. 어차피 집에 늦게 가니까요.

 

생각해보면 시간에 대해서든 업무와 관련해서든 이해가 상충하지 않았기 때문에 친절하기 쉬웠고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친절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웃을 수 있어서 웃었을 뿐인데 고맙다고 칭찬도 받은 거죠.

 

어떻게 보면 참 창피하고 쑥스러운 일입니다. 만약 피곤했거나 급히 가야할 일이 있었다면 또는 서로의 이해가 상충해서 언쟁이라도 있었다면 선뜻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할 수 있었을지는 지금도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칭찬의 글을 받고 새삼 스스로를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에 내가 집착하고 있는 이익과 손해들, 비울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비워야 하는 것과 아닌 것들에 대해서, 경중을 따져서 나의 작은 이익을 버려서 상대방에게 다소나마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은 없는지,또는 ‘사람이라면 으레 이러이러해야 한다.’ 는 생각들에 묶여서 성급하게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때로 나만의 것이어야 하는 어려움이나 힘듦을 상대방이 몰라준다고 내심 곡해하거나 섭섭해 하고 실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너무 편협한 지식이나 사고의 틀에 묶여서 남의 어려움이나 힘듦을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가부의 판단을 너무 성급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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