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일 국세청에 보기 드문 인사가 단행됐다. 국세청내 핵심요직 가운데 하나인 국세청 조사국장에 과장급 직무대리를 앉히는 인사가 단행됐던 것.
주인공은 서현수 당시 국세청 소비세과장<사진>. 부이사관이었던 서 과장은 이날 인사에서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으로 전보되면서 동시에 국세청 조사국장 직무대리 발령을 받았다.
이날 인사가 단행되자 세정가에서는 “조사국 힘 빼기가 시작됐다. ‘친기업 세정’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다”등 여러 분석들이 나돌았다.
그 중에는 “하위직으로 입사해서 고위직에까지 오르는 ‘꿈과 희망을 주는 인사’의 케이스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았다.
국세청 조사국장 직무대리를 맡은 서 과장은 한달여 뒤 새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세무조사 쇄신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세무조사 혁신을 추진해 왔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세무조사의 전과정을 고객인 납세자의 입장에서 전면적으로 쇄신하기로 하고 분야별로 방안들을 수립해 내놓은 것이었다.
세무조사에 대한 납세자의 불신과 부담을 모두 제거하고, 조사공무원의 전문성을 함양하는데 초점을 두고 쇄신방안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들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조사대상선정심의위원회 ▶조사기간 연장 납보위 통제 ▶성실납세자 3년간 조사유예 ▶세무조사 오리엔테이션, 중간설명제도 ▶세무컨설팅의 날 ▶해피콜 제도 ▶그린북 ▶세무대리인 모니터링 제도 ▶조사반 실명제 ▶세무조사 119팀 ▶업종별 체크리스트 등이다.
세무조사 선정비율과 중점선정대상, 선정제외기준을 심의·확정하는 위원회에 민간위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기업 현장에서는 획기적인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일정규모 이하의 성실납세자를 조사유예 조치한 것과, 조사에 대한 불안감·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일련의 방안들에 대해서도 기업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다.
지난 14일자로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에 임명된 서현수 국장은 이와 관련 “일선 현장에서의 조사와 주류유통조사 경험이 쇄신방안을 마련하는데 많은 참고가 됐다”고 했다.
실제 그는 지난 2003년 북인천세무서장때 휴대폰대리점에 대한 기획조사를 통해 이동통신대리점과 판매업자에 대한 전국적인 세원관리의 계기를 마련하는 등 조사관리자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또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1과장으로 있으면서는 조사미결 축소, 서면보고 활성화 등 조사운영 혁신을 이끌었었다.
사실 서현수 국장은 주세법 및 주류 행정의 대가(大家)로 통한다.
주류 정책에 대한 연구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은 ‘주류정책학 박사1호’이며, 우리나라 주류산업의 싱크탱크인 한국주류연구원(KARC) 개원, 전통주 육성을 위한 대한민국 주류박람회·품평회 개최, 전통술산업육성지원센터 설립 등을 통해 국내 주류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주류업계에서는 그가 국세청 소비세과장으로 있는 동안 강력한 주류유통과정 추적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주류 상거래 질서가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현수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은 “국민신뢰 제고를 위해 마련한 세무조사 쇄신방안을 제대로 집행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