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연의 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하루에 담배 30개비 이상을 피우는 사람은 10개비 미만을 피우는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7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낮으면서 혈압, 혈당, 혈중 중성지방은 높고 복부비만인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이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특히 이 질환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과 각 질환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팀은 2001~2004년 사이에 건강의학센터를 방문한 40세 이상의 남성 흡연자 2천625명과 비흡연자 1천860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각각 21.4%, 17.5%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가정의학회지 5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의료진은 20년 이상 장기흡연자의 흡연 상태(흡연 시작 시기, 흡연 기간, 하루 흡연량, 누적 흡연량) 및 혈액 내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와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이 결과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하루 10개비 미만그룹'에 비해 '하루 20∼29개비그룹'이 2.53배 높았으며 '30개비 이상 그룹'은 2.68배로 높아졌다. 또 하루 1갑씩 40년을 넘게 피운 사람은 30년 미만을 피운 사람에 비해 위험도가 1.65배 높았다.
이와 함께 C-반응성 단백질과 대사증후군의 상관성 분석에서도 정상 CRP그룹에 비해 높은 CRP그룹(0.3㎎/㎗ 이상)의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1.41배로 증가됐다.
CRP 수치는 하루 흡연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흡연 시작 나이나 흡연 기간 등과 대사증후군은 관련성이 없었다는 게 유 교수팀의 분석이다.
일반적인 분석에서도 흡연자들의 건강 관리 정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규칙적 운동비율은 비흡연자가 40.8%인 반면 장기흡연자는 30.1%에 그쳤으며 과음 비율도 장기흡연자(28.5%)가 비흡연자(11.9%) 보다 훨씬 높았다.
기준치 이상의 CRP 비율은 비흡연그룹이 10.5%에 머문 반면 흡연그룹은 13.5%로 다소 높았다.
유 교수는 "흡연은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고, 식이 지방에 대한 대사 능력을 떨어지게 함으로써 중성지방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대사증후군과 누적 흡연량의 관련성은 하루 흡연량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