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축구, 야구경기 등을 관람할 때 특정 팀과 특히 스타플레이어를 응원하곤 한다. 일례로 축구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를, 또 야구에서는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 선수를 맹렬히 응원한다.
내가 박지성 선수와 이승엽 선수를 열렬히 응원하는 데는 그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내가 직접 게임에 참여하지 않아도 그들의 경기를 보는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때 3급 부이사관 승진 문턱까지 다가갔다가 명퇴연령에 걸려(?) 꿈을 접어야만 했던 某 세무사(전 서울시내 세무서장 출신)가 '법에도 없는 국세청의 현행 명퇴제'를 꼬집으면서 한 말이다.
당상관(부이사관)의 반열에 올라 가문의 영광을 얻기 위해 이 세무사는 직원(9급 공채)으로 출발해 국세청에서 35년이상을 근무했다.
부이사관 승진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조직기여도나 근무성적 특히 정해진 경력 등이 자신보다 훨씬 뒤에 있는 후배가 승진할 때는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충격이었다는 그는 'EITC-4대 공적보험징수공단' 등에 대한 운용권이 국세청으로 집중되고 조직확대와 인력도 3천명 이상이 증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명퇴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한 톤으로 강조했다.
그의 주장은 나 자신은 혜택을 못 보더라도 후배들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으면 싶다는 충정에서 명퇴제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같은 피해와 폐단이 어디 그 한사람에 국한된 일이 아니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2만여 국세공무원 가운데 이들 명퇴 대상은 이제 극소수에 불과하다는데 있다.
지난해도 '국세경력자이자 조세전문가' 20여명이 허울좋은 명퇴제 때문에 국세청을 떠났다.
이들 중에는 '49∼'50년생도 있다. 이들이 정든 국세청을 떠난 이유와 대의명분에는 '후진을 위한 용퇴'가 자리잡고 있다. 아직도 국세청 내부에는 명퇴제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는 모양이다.
"푸른 청운의 꿈을 간직한 채 온갖 풍파를 다 헤쳐 나오며 여기까지 오는데 무려 30년의 세월이 훌쩍 넘어섰다. 이제 뭔가를 좀 해 보려고 하는데 명퇴가 눈앞에 다가온다"고 말하는 현직 국세청 某 관계자의 말이 결코 남의 말로 들리지 않는 것은 왜(?)일까. 올해엔 불합리하고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명퇴제가 꼭 폐지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