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직원 승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근평방법을 재고(再考)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선 직원평가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은 서장을 비롯한 상급자들의 근평점수다. 직원 승진평점 중 근평 비중이 70%로 직원들의 승진은 한마디로 상관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근평이 직원들의 역량을 떨어뜨리고 너무 주관적 판단 하에 평가함에 따라 부작용이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험을 치르게 되면 직원들이 공부를 하게 될 것이고 그 공부를 통해 쌓아진 역량은 고스란히 국세행정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이들 주장의 근거다.
직원들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자리를 비워놓는 폐단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들은 승진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경찰청을 예로 들면서 조직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반론했다. 또한 모든 직원들이 시험을 치르는 것보다는 사무관 승진 때만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근평은 주관성으로 말미암아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원리에 벗어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해바라기가 해를 보듯 눈치를 봐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판단오류 개연성이 높다는말이다.
이들의 주장을 들으면서 특히 형극의 길이나 다름이 없는 사무관 승진을 갈망하는 승진후보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공감이 간다.
하지만 관리자들 가운데에는 그렇잖아도 갈수록 직원들을 통솔하기 너무 힘이 드는데 근평마저 없애면 직원들 관리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승진을 위해 상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휴가를 몇년째 가지도 못하고 가족에게 죄인으로 남아야 하는 처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대가 바뀌어서 이젠 기업들의 최고 가치는 '소비자'가 아닌 '직원'이고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행복이라는 시스템으로 변화되고 있다. 특히 직원의 행복을 위해 가족을 먼저 챙기는 프로그램을 과감히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국세청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근평으로 통솔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실력과 상호신뢰 그리고 협력으로 이끄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평가에 있어서 객관성을 바탕으로 실력을 양성하게 하는 방식을 선호해야 하지 않을까.
국세청의 자랑스러운 일사분란한 통솔력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이런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