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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6. (일)

"박 계장, 빽 한번 써봐"(80)

창간 41주년 기념 기획연재

그리고 권위를 절대로 훼손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탄탄하게 실력을 길러야 하고 정신이나 도덕적으로 무장을 단단히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퇴직후에도 다른 어느 부서 출신들과는 달리 직장을 가질 수 있고 거기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열심히 현직에 충실하라고 부탁을 드립니다.

 

세무공무원의 길은 참으로 험난합니다.

 

밑져야 본전(本錢)이 아니라 잘해야 본전인 그런 직업입니다.

 

그것은 국세청의 존립목적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세수 확보가 국세청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면 그것을 부족하게 달성하면 '일 못했다'라고 질책을 받고, 초과달성을 하면 '쥐어짰다' 는 비난을 받는 그런 직업이 아닙니까?

 

그래서 국세맨(Men)의 처신은 잘할 때나 잘못할 때나 항상 긴장을 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활을 30년이상 했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세무공무원은 세금을 파는 '세금장사꾼'이라고 나는 항상 후배들에게 말합니다. 따라서 납세자는 세금이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세금소비자'들입니다.

 

상품을 팔려면 우선 사는 사람의 구매의사가 제일 중요하듯이 세금이라는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소비자인 납세자의 수용의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종종 세금을 사가는 납세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과장이나, 서장, 국장, 청장님의 의사를 먼저 생각하며 눈치를 보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불량상품을 강제로 떠맡기지는 않았습니까?

 

세금은 반대급부(反對給付)없이 강제로 징수한다고 정의를 합니다마는 오늘날에 와서는 구매자인 납세자의 의사(意思), 즉 이해와 수용이 전제돼야 한다고 봅니다.

 

불량품을 팔면 반품이 돼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량세금을 팔면 불복청구로 되돌아옵니다. 세무대리인들의 주머니가 좀 불룩해지겠지만 해결될 때까지 납세자가 받는 고충은 또 어떻게 합니까?

 

모든 납세자를 여러분의 친척이라 생각하고 업무에 임하십시오.

 

억울하지 않게 하십시오.

 

이중장부나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면 고발대상이라 하더군요. 세금 빼먹고 장부라도 거기에 맞춰 놓으려고 뻘뻘 땀 흘리는 사람은 그래도 양심이 있고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아예 장부조차도 없는 사람들이 바로 고발대상입니다.

 

정상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을 하는 납세자에 대한 고발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미우나 고우나 사업자는 납세자이고 납세자는 국세청 존립의 바탕이자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고발대상은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질서를 파괴하거나 어지럽히는 자에 국한해야 한다고 봅니다.

 

30억원의 세금을 파는 직원 A와 B가 있습니다.

 

그런데 A는 납세자와 원수가 되고 B는 고맙게 생각하는 사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어떤 세금장사꾼이 베테랑입니까?

 

이러한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보다 '따뜻한 세정'이 되지 않을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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