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개업세무사들과 기업정보화 솔루션 전문기업 K社가 전산세무회계 S/W개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산합작회사는 세무사 51 對 K사 49의 비율로 개개 세무사들의 지분을 더 많게 유지함으로써 사실상 세무사가 주인이 되는 회사를 표방하고 있으며, 현재 개업세무사를 대상으로 주주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번 MOU 체결은 '독자적 세무회계프로그램 확보'라는 세무사계 숙원사업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사실상 독과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전산세무회계프로그램 시장에 새로운 진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또 개개 세무사들이 세무사사무소의 비용 절감과 향후 컨설팅 등 업무영역 확대 포석을 깔고 십시일반으로 투자해 개인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런 가운데 법정단체인 한국세무사회에서도 '전산법인 설립과 독자적 세무회계프로그램 개발'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어 '이중구도'가 이뤄지게 됐다.
이처럼 '전산회사 설립 및 독자적 세무회계프로그램 확보'라는 동일한 목표를 놓고 제각각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인수합병, 합작, 프로그램 독자개발 등 다양한 방법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데서 빚어진 이견(異見)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세무사계에서는 "힘이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개개 세무사들이 자발적으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세무사회가 별도로 전산법인 설립을 추진해 힘을 이중으로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전산사업 추진 과정에서 소요될 막대한 비용을 회비로 충당하는데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세무사는 "개별 세무사들과 한국세무사회가 왜 '동상이몽'격으로 추진해야만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세무사들의 자발적인 법인 설립 움직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산세무회계프로그램 시장의 독과점을 깨고 비용 절감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개개의 세무사들이 "한국세무사회가 이 사업(K社와 합작사 설립)을 승계한다면 적극 양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다. 한국세무사회가 과연 이 사업을 발전·승계시킬 의지를 표명할지 여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