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올 한해는 여느 해보다도 조세계 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해였다.
금융·무역분야 출신들이 도맡아 왔던 경제 부총리도 참여정부 첫해 세제실장 출신인 김진표씨<사진>가 발탁돼 관심을 끌었다. 이를 반증하듯 올해 조세정책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세부담없는 부의 대물림 방지를 위한 상속·증여세제의 완전포괄주의 도입 논의가 활발했고 이어 법인세율 인하문제 등등으로 설화를 겪거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강도 높은 조세정책 카드로 일단 투기붐을 뉴른 부분은 일단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찍부터 총선 출마설에 휩싸여 정책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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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조세계 인물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인물은 이용섭 국세청장<사진>이었다. 국세청 내부 승진관행에 따라 내부 인사들간에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으나 결국 백지화되고 사실상 외부출신인 이용섭 국세청장이 발탁된 것. 국회는 사상 처음으로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취임하자 파격적일 정도로 세정혁신을 감행, 권력기관 이미지에서 봉사기관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해 왔다. 역대 국세청장 중 집무실에서 페이퍼 워킹을 가장 많이 하는 청장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정책 구상을 많이 하는 인물.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과 황금 콤비를 맞춰 정책 최대 과제인 부동산 투기억제에 국세행정 인력을 최대로 동원, 전방위적 세무조사를 감행한 외유내강형의 정책관료이다. 추진해 온 세정혁신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납세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만족지수가 어떨지 관심사다.
금융파트 출신인 김용덕 관세청장<사진>은 초일류세관 만들기 이벤트를 내놨다. 신속통관과 밀수방지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세관조직 개편과 통관대행업무의 대형화를 추진하는 등 관세사제도 개선에도 박차를 가했다.
한편 재경부와 국세청간 빅딜로 관심을 끈 인물은 전형수 국세심판원장<사진>과 최경수 중부지방국세청장이었다. 당시 빅딜에 대한 평가는 희비가 교차된 파격이었다는 평가였다. 뒤이어 이종규 대정청장이 재산세제심의관으로 옮겨앉았다. 전형수 국세심판원장은 자신의 트레이트 마크인 대인 친화력을 바탕으로 대내외적으로 국세심판원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이다.
반면 최경수 중부청장<사진>은 섭섭했던 속내를 털어내고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중부청을 관리하면서 권토중래할 꿈을 꾸고 있는 듯 보여지고 있어 앞으로의 전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사다. 한편 1급 자리인 서울청장 자리를 놓고 다면평가를 했으나 결국 이주석씨로 낙점이 되자 이재광씨 등은 많은 인기표(?)를 얻었음에도 금융연구원 파견이라는 고배를 들었으나 마음을 비우고 국세청의 안정운항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
김재진 청와대 조세팀장<사진>은 이론과 현실을 조합한 조세정책 조율의 숨은 전문가. 그는 지난 국민의 정부에 이어 올해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 비서실로 착출돼 조세팀장을 맡고 있다. 투명사회와 세부담 공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장사업자 확대 5개년 계획과 현금영수증제 도입 등의 인프라 구축 추진의 실무주역이다.
올 한해 세무대리계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히는 세무사법 개정과 관련 정구정 세무사회장<사진>과 신찬수 공인회계사회장<사진>과의 일전은 용호상박일 정도로 볼만했다. 선거에서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와 박빙의 표차로 회장에 당선돼 관심을 끌었던 정구정 회장이 변호사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부여제 폐지를 노린 세무사법 개정을 추진하자 신찬수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특유의 강단함으로 대한세무사회를 설립하겠다고 맞불작전을 구사하기도 했으나 결국 세무사 명칭 사용 제한이란 상처를 입었다. 정구정 세무사회장 또한 전 회원들의 결집력을 끌어내지 못한채 '혹시나?'했던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역시나!'로 끝나 명분은 살렸으나 실리없는 전장에 나선꼴이란 회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국세청이 처음으로 시행한 모범세무대리인으로 선정된 김 준 세무사<사진>의 각 부문별 평가내용을 보면 세무대리업무가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새 모델로 꼽혔다. 또 국세청 최초로 행시 출신 사무관으로 임관된 3명의 여성사무관도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 의정가에서는 단연 나오연 국회의원<사진>이 조세전문가 출신답게 법인세율 2%P 인하를 고집스럽게 추진했다. 반면 정부의 완전포괄주의 도입에의 반론을 제기하는 한편, 세무사법 개정 추진 등에 김정부·구종태 의원과 함께 적극 나선 인물. 한편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김호복, 이재만 전 대전청장 등 어느때보다도 많은 조세계 출신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조세전문가들의 정치 참여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