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세무사회, 9일 신입회원 환영 토크콘서트 성료
"최소 2~3년 근무하며 업무 흐름 파악하고 개업하라"
"개업, 출산과 맞물려 생각 안돼…준비된 때 하는 것"
"조용히 영업하고 싶다면 블로그 써라"…현실적 조언 쏟아져
"여성 세무사는 어려움보다는 오히려 강점이다" "다니는 직장이 세무사 개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생각하라" "결혼, 출산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 "세무컨설팅, 대면 상담은 AI가 절대 대신해 줄 수 없다."
한국여성세무사회(회장·곽장미)는 8일 한국세무사회관 6층 대강당에서 신입회원 환영회를 겸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토크쇼는 여성세무사로서의 경쟁력, 개업시기, 육아 및 출산 등 신입 여성세무사들의 깊은 고민에 대해 선배 세무사들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 자리였다.
선배들의 진솔한 경험 공유와 현실적 조언을 통해 신입 세무사들은 심리적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고, 여성 세무사로서의 자부심과 경쟁력을 확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환영회는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 김선명·천혜영 부회장, 김연정 연구이사, 이석정 세무연수원장 등 한국세무사회 집행부를 비롯해 권영희 부산지방세무사회장, 이재만 대구지방세무사회장, 김귀순 고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곽장미 회장은 인사말에서 "37기까지만 해도 여성 세무사가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여성 비율이 약 40%에 달한다. 내년에는 50%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며 늘어나는 여성세무사 수와 활동 영역 확대에 기쁨을 표하고 "앞으로 사회 모든 곳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여성세무사회가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임의단체"라며 뚜렷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조했다. 특히 약 1천400여명이 활동하는 여성세무사회 단톡방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업무에 부딪힐 때 언제든지 단톡방을 찾으면 선배 여성세무사들이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답변하고 있다"고 어려울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 역시 축사에서 62기 합격을 축하하며 "여성세무사라는 공동체 의식도 느끼고 고민도 해소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어 "갈수록 여성세무사들의 합격률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으며, 이 추세라면 여성 한국세무사회장도 얼마 남지 않을 것 같다"며 여성세무사의 파워를 높게 평가하고 "세무사회 내에서도 제도개선부터 사업현장의 세밀한 부분을 바꿀 수 있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희 부산지방세무사회장은 "앞으로 세무사 합격 이후 내 미래를 어떻게 그려 나갈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이재만 대구지방세무사회장은 "세무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면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귀순 고문은 "열심히 공부하고, 세무사로서 윤리의식을 갖고, 주위사람과 네트워킹을 잘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토크콘서트에서는 김수미·최은정·강수현·이항영 세무사가 참여해 △개업 △영업 △일과 가정의 양립 △직원 관리 등 신입회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5개 부문에 걸친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개업 15년차 김수미 세무사는 "최소 2~3년 정도는 근무하면서 업무흐름을 파악하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선배들을 만난 후 개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수현 세무사 역시 "기장, 컨설팅 흐름 파악을 위해 2~3년, 취득세·종부세 컨설팅을 위해서는 5년 근무할 것"을 권했다.
국세청 14년·금융기관 7년 근무 경력을 가진 이항영 세무사는 대기업을 더 다니다가 40대 수습·개업에 대해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과연 세무사업에 도움이 되느냐를 먼저 생각하라"고 말했다. "종착역은 세무사 개업인 만큼, 당장 개업하기 불안하다는 이유라면 하루라도 빨리 개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세무사는 "40대 여성은 수습이나 근무세무사로 진입할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현실적 조언도 덧붙였다.
강수현 세무사는 2년 전 월세 부담으로 방구석 개업을 했으나, 상담과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들려줬다.
여성세무사로서의 강점과 영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강수현 세무사는 "여성세무사는 어려움보다는 오히려 강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여성세무사에게 섬세함과 꼼꼼함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으며, 속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해결하면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항영 세무사도 "세무업무는 단순히 숫자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고객 상황, 감정, 가족 관계까지 보듬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섬세함이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영업은 실력과 신뢰성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항영 세무사는 "요즘은 술자리 문화보다는 전문성, 신뢰성이 더욱 중요하며, 실력과 빠른 피드백 등 태도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블로그나 온라인 영업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최은정 세무사는 "블로그를 한달간 매일 쓰니 전화가 갑자기 많이 왔고 안 쓰니 서서히 전화가 끊어졌다"며 "효과는 분명히 있다. 외부활동보다는 온라인으로 조용히 영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블로그를 써라"고 말했다.
여성세무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출산과 개업시기, 워킹맘으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김수미 세무사는 "개업, 결혼, 출산까지 생각한다면 되도록 빨리 하라. 나이가 들면 두려움이 커진다. 시험에 도전했듯이 결혼, 출산도 다 도전이다. 다만 세무사 업무 특성상 하반기 계획하길 바란다"고 현실적 조언을 건넸다.
이항영 세무사는 "출산과 개업 시기는 연관이 안 되며, 내가 준비된 시기에 개업을 하는 것"이라며 개업과 출산을 맞물려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항상 미안하지만, 아이가 항상 ‘자랑스러운 엄마’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며 당당하고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제적으로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배 세무사들은 어려운 시험을 합격한 신입 회원들에게 "개업은 이보다 더 쉽다" "힘든 것도 다 도움이 될 것"이라며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도보미 세무사는 "개업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세무사만큼 여성으로 살아가기 좋은 직업이 없다. 토킹 어바웃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조건 잘 된다. 세법, 재무회계 정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영업이다. 즐겁게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세무사계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는 자신감이 넘치는 답변이 나왔다.
이항영 세무사는 "과거보다 안 좋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AI 세무사, 챗GPT가 있다 하더라도 그걸 믿고 일할 수는 없다. 세무컨설팅, 대면상담 이런 것들은 절대로 AI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자기 역량을 잘 쌓아 나간다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참석한 신입 회원들은 "세무사로 잘 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었는데 선배 세무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감을 다질 수 있었다", "고민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호응했다.
토크쇼는 저녁식사를 겸한 자기소개 게임과 경품 이벤트로 화합을 다지며 한마음으로 즐기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