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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여년전, 가깝게는 10여 년전까지 우리 안에 부는 미국과 일본의 대중문화바람에 대해 사회적 고민을 펼쳤다. 미국과 일본문화에 탐닉해 있는 젊은 층들을 질타하며 우리 문화를 지키는 방안들을 쏟아냈다. 미국과 일본의 문화적 침투는 곧 상품판매 등의 경제적 침투로 이어진다며 열을 올리면서 거부의 목소리까지 냈다. 이같은 경험을 지닌 우리이면서도 '한류'를 역지사지의 맞바람으로 고민하지 않고 있다. 당장 팔 수 있는 물건들을 수배해 내고, 이 기회에 시장을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는 천박한 시장개척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 '한류'상품들이 어떤 내용들인지 뻔히 알면서도 팔아야 한다는 일념을 보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아류 문화 제국주의'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시아권에서 서구나 미국의 문화를 막을 수 있는 문화적 블록이 마련되는 일은 매우 소중한 일이다. '한류'는 아시아적 문화블록 형성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한류'는 그런 점에서 아시아적 문화사건이고 지역 공동체를 마련할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아시아권 문화블록 형성이 중요한 이유는 상호 이해를 도모하며 공동운명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울러 문화향유에 드는 비용을 블록내 거래에 지불되도록 하자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미국이나 서구로 빠져나가는 지출을 블록권 내부로 돌리자는 의미다. '한류'는 중요한 시작점이다. 그런데도 '한류'를 비즈니스의 호기로만, 우리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바람으로만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지역공동체의 안목으로 '한류'를 들여다 보는 좀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류의 대상이 될 국가의 관련법률이나 비즈니스 정보를 수집해 업체에 지원하는, 눈에 안띄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외국정부와의 신뢰 구축과 지속적인 관계유지에 주력해야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4)해외지역별 각종 스포츠·문화예술행사 적극 지원
우리문화 세계화를 위해 우선 경쟁력있는 문화 컨텐츠의 해외교류 적극 지원 및 각종 방송매체를 통해 해외에서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주요 국가별로 태권도 자격보유자, 수련생 등의 스포츠 활동 교류 및 종주국인 한국방문 등 행사를 추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해외에서 KBS, EBS 등 국영방송매체 중심의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등 대형 공연 기획 등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화의 얼과 긍지, 우수성 및 정체성 홍보 강화로 우리 문화의 지속적 보급·전파와 개선 발전을 적극 유도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