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smuggle)란 수출입신고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물품을 국내에 반출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관세법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하며 금지품수출입죄, 밀수입죄, 밀수출죄, 관세포탈죄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밀수의 품목과 수법은 산업 구조와 국민의 소비 경향에 따라 변천됐다.
전쟁이 끝난 50년대에는 면포, 비단, 설탕, 사카린, 염료 등을 화물운반선에 밀반입했다. 우리 경제가 다소 회복된 60년대에는 화장품, 직물, 약품 등을 밀수전용선박을 이용해 남해안 등에 양륙했다. 70년대에는 금괴, 보석, 고급전자제품을 외항선, 활선어선을 이용해 휴대품인양 밀반입했다. 80년대에는 금, 보석, 녹용, 시계 등을 해안선 등의 경계 강화로 해안을 통한 밀수가 불가능해지므로 정상수입품속에 은닉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국민생활이 상당히 성장된 2000년대에 이르러 거의 전품목이 수입개방되고 일부 농수산물만 수입제한되고 있으므로 고추, 참깨가 밀수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으며 밀수 수법도 정상수입품처럼 위장하는 수법, 예컨대 옥돌을 수입한다고 신고했으나 겉에만 옥돌을 넣고 속에는 고추를 압축해 저장한다든가 하는 수법이 대부분이다.
2002.10월말 현재 전라지역 광주권역내 밀수검거실적을 보면 총 92건, 406억이었다. 광주세관은 금년 1월초 통상적인 밀수수법과 달리 해상을 통한 직접 밀수사건을 검거했다. 충남 태안반도를 통해 밀수입된 중국산 뱀 2.4t, 중국산 녹용 2t 시가 13억원 상당을 적발해 주범외 7명을 모두 검거했다. 또 금년 3월경 일본산 골프채와 발렌타인 양주 등을 일본 나고야항, 오사카항, 고베항으로부터 밀수출해 화물선 내부인 밸런스탱크(배의 균형을 잡는 탱크)속에 은닉하고 우리 나라 광양항에 입항한 후 항만부근 업자들과 결탁해 국내에 밀반입하려는 일당을 일망타진 검거했다.
밀수의 경로는 위와 같이 항구를 통해 몰래 밀반입하는 사례도 있지만 최근 통관절차가 국민편의 위주로 편리해짐에 따라 해상밀수는 줄어드는 반면, 수입품을 몇차례 정상적으로 수입함으로써 세관이 검사를 생략하리라 판단되는 경우 대량의 밀수품을 정상 수입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하는 소위 합법가장밀수가 성행하고 있다.
밀수가 성행하는 이유는 고추, 참깨 등 고세율 수입억제품목을 밀수입하면 금새 시중에 판매되고 이익이 크기 때문인데, 예컨대 참깨의 경우 중국은 ㎏당 1천200원인데 우리 나라는 ㎏당 4천500원으로 거의 3배의 가격 차이가 있으므로 업자들이 위법인 줄 알면서도 큰 이익을 얻기 위해 밀수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근래 뱀, 녹용, 비아그라 밀수가 빈번해졌는데 이런 보신강장제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데 그 원인이 한국 남자들의 정력이 약한 탓인지 한국 여자의 정력이 강한 탓인지 궁금하게 한다.
밀수 단속의 어려움은 밀수범들이 세관행정의 변화와 단속방법을 충분히 연구한 후 범행을 하기 때문에 그 수법이 새롭고 다양하며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구나 밀수범들이 컨테이너를 통하는 등 대형화 되고, 자금책, 구입책, 운반책, 판매책 등으로 조직화 되고 있어 실제 밀수행위를 한 자들을 검거했을 지라도 배후 주모자들은 휴대전화기를 타인 명의로 사용한다든가, 내연의 처와 살고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자기의 실체를 은닉하고 있기 때문에 밀수범을 근원적으로 조사하기가 실제로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최근 관세청은 이런 밀수범을 근절하기 위해 '밀수척결 특별기동대'를 전국적으로 편성해 밀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는 조사직원과 화물검사직원 3명을 1개조로 편성해 필요에 따라 30개조이상을 즉시에 동원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갖추고 음주단속 방법식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불시 다발적으로 검색을 실시하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사회안전을 저해하는 총기류, 국민건강을 해치는 농수축산물의 밀수를 발본색원토록 적극 대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