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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06.11. (금)

"협업이 중요"…'세무조사 전문' 유재경 세무사의 노하우

“세무조사를 받는 입장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몰라요. 거의 대부분 못 주무세요.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을 상대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전국 1만4천여 세무사 중 ‘1%’, 100명 안에 든다고 자부하는 세무조사 전문, 유재경 세무사를 만났다. 유 세무사는 국세청에서 22년 근무한 후 지난 2018년 6월말 퇴직, 어느덧 개업 3년차에 접어 들었다. 작년 11월 개인 사무소로 독립해 와이제이세무회계 대표세무사로 활동하는 유 세무사를 지난 27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났다. ‘세무조사 대응 제대로 할 줄 안다’고 자부하는 그에게 ‘국세청 세무조사’의 실체를 들어봤다.

 

-세무조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세무사가 많지 않다니, 사실인가?

“적어도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조사 분야 10년 이상 근무, 국세청 출신, 나이는 40~50대. 60대가 넘어가면 일을 하기 어렵고. 이 3가지를 갖춘 사람이 많지 않다.”

 

-나이도 중요한가?

“기업 대표들을 상대하려면 노련함이 필요하다. 조사를 받는 사람 입장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잘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자기 재산을 뺏어간다는 건……. 사실은 뺏어가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게들 생각하신다. 거의 잠도 대부분 못 주무신다. 그런 분들을 상대해서 대응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유 세무사 블로그에 들어가 봤다. “세무조사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정기조사는 보통 전체적으로 보면 2개월 정도 진행된다. 나오기 15일 전 통지서가 오고 끝나면 종료일부터 20일 안에 통지서를 보내게 돼 있다. 그래서 합쳐보면 2개월, 실제로 조사하는 기간은 1개월 좀 넘는 것이다.

 

왜 초기 대응이 중요하냐면 조사 담당 공무원이 일주일에 2번 정도는 과장, 세무서장, 지방청이라면 과장, 국장에게 조사 내용을 보고한다. 그런데 중간쯤 되면 얼개가 어느 정도 짜여진다. 이미 보고가 들어가면 조정이 힘들다. 그래서 초기에 줄기를 잡아야지 중간에서 구도를 바꾸긴 쉽지 않다.”

 

-최근 국세청의 부동산 투기조사가 대폭 강화됐다.

“단체 조사 건수는 줄고 개인 탈세, 부동산 투기 등 PCI(소득-지출분석) 시스템에 따른 조사가 늘었다. 추세가 그렇다.

 

세무조사 트렌드를 추려보면, ▷고소득 자영업자, 법인기업 위주 조사 ▷사주의 탈세행위 정밀 조사 ▷상속·증여·양도, 자금출처조사 확대 ▷비상장 주식이동 세무조사 ▷번 돈보다 쓴 돈에 관심(PCI시스템 등 분석) ▷차명계좌, 명의위장 집중 조사 ▷실물장부보다 금융계좌 위주 조사 ▷FIU, 공정위, 법원 판결문, 탈세 제보 등 외부 자료 적극 활용 등이다. 비정기조사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면도 있다. 예고 없이 나오는 비정기조사는 보통 정기조사의 3배에 달하는 세액이 추징된다.”

 

-요즘 삼성가 상속세 이슈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상속세는 과거 10년치 사전증여한 재산과 간주상속재산, 추정상속재산, 원래 상속재산을 모두 합쳐야 계산할 수 있다. 정확한 부과세액은 조사과정을 거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업 대표들을 만나면 이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상속·증여다. 그런데 청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은 대부분 준비가 잘 안 돼 있었다. 외국처럼 가족 전담 세무사를 두는 문화가 없어서 그런가 싶다. 일반 세무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 믿고 맡길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세무사들의 서비스 역량 준비가 더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조사국에서 근무할 때와 지금 다른 점은 뭔가?

“조사국 업무도 적성에 맞았지만 세무사 일을 하고 싶어서 정년보다 10년 일찍 퇴직했다. 처음에는 납세자 심리를 잘 몰라서 힘들었다. 국세청 근무 경험은 있는데 납세자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몰랐다. 이제는 적응했다.

 

그리고 세무조사는 협업이 중요하다. 어려운 조사는 혼자 하기보다 아는 세무사와 함께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제일 중요한 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납세자에게 최적의 절세를 해 주는 것 아니겠나. 협업을 많이 하려고 한다.”

 

-조사국 근무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동통신 3사를 동시 조사한 적이 있다. 이동통신 중계기라는 것이 있다. 전파가 안 잡히는 지역은 중계기를 세운다. 3개 사업체 손익계산서 비용을 계산해 보니 몇 조원 이상의 통신 설치비가 있길래 뭔가 했더니 그 비용이었다.

 

그런데 가정 집에서 세금계산서를 받았을리 있겠나. 부가세, 법인세, 소득세……. 비사업자들이 신고를 엄청 안해서 증빙불비 가산세만 200억원 정도 추징됐다. 신고 안한 대상자만 3만5천명, 5년간 과세했어야 할 세액 2천억원을 추징했다. 굉장한 규모였다.

 

큰 형도 국세청 출신이고 지금 익산에서 세무사로 활동한다. 그 영향을 받아 입사했다. 어릴 때부터 숫자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마다 캐치하는 능력이 다른데 세법 지식만 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가 체질에 맞지 않으면 실적 압박도 있고 힘들 수 있다. 나는 좀 맞았던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은?

“세무조사가 워낙 특수한 분야라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다. 국세청 세무조사는 5년마다 나오는 게 아니고 4년마다 나오는 것이 원칙이다. 추징할 세액을 미리 정해서 조사가 나오는지 묻는 사람도 정말 많더라. 그렇지 않다. 조사하기 전에 미리 정해진 세금은 없다. 조사 공무원은 연간 조사실적으로 평가받아 승진, 포상 등에 활용할 뿐이다.

 

실제로 경험해 본 입장에서 올바른 정보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달 법인 컨설팅 분야 전문가 5분과 함께 ‘법인세무컨설팅의 모든 것’ 강의를 오픈했다. 세무tv에서도 3개 강의를 맡고 있다. 5월 말에는 500~600쪽 분량의 책이 나올 예정이다. 가제는 ‘국세청 세무조사 핵심 대응방안’이다.”

 

[유재경 세무사 프로필]

▷1968년생 ▷전북 진안 ▷서울청 조사1국·조사4국 ▷성북세무서 재산조사팀장 ▷송파세무서 조사팀장 ▷'법인세무컨설팅의 모든 것' 강사 ▷세무TV 세무조사, 상속증여 전문강사 ▷와이제이세무회계 대표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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