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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3. (월)

낙엽따라 가버린 '명퇴식'



"그동안 선배들의 퇴직하는 모습을 보며 느낀 것인데, 30년 가까이 一生을 몸바쳐 組織을 위해 희생했건만 떠나는 뒷모습은 초라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년·명예퇴직자들이 국세청을 떠나서도 조직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퇴임식 행사'를 직급에 무관하게 분기별로 지방청 단위로 거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용섭 국세청장이 '꿈과 희망을 주는 국세청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청 M某 직원은 자신의 작은 소망(?)을 이렇게 피력했다.

사실상 10여년전까지만 해도 일선 취재현장에서 직원들의 명퇴 및 정년퇴임식 장면은 종종 접할 수 있었지만, 점차적으로 이러한 관례는 세월의 흐름속으로 묻혀져 가는 게 현실이다.
물론 지금도 선배직원들의 명퇴식을 거행하는 일선 세무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측면에서 퇴색돼 가고 있다는 것은 기자의 시각뿐만 아니라, 대다수 직원들은 서로 공감하고 있다.

국세청에 입사할 당시는 신입직원들에 대한 기본교육 및 지방청장의 정신교육 등으로 공직생활을 출발하지만, 퇴직(명퇴·정년)때는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공직을 떠나는 야인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특히 정부의 공로연수제도(정년 1년을 앞두고 사회적응기간을 부여하는 제도)로 말미암아, 앞으로 '정년퇴직자들에 대한 퇴임식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조직문화가 변해가고 있다.

현재 공로연수제도를 적용받고 사회적응을 하고 있는 某계장은 "1년을 출근하지 않다가 1년후에 직장에 가면 서먹스럽기도 하고 직원들도 절반을 바뀌었을 텐데, 어떻게 정년퇴임식을 하겠느냐"고 미안(?)한 심정으로 반문했다.

그러나 현직 국세청 후배직원들은 지방청 단위에서 분기별로 정년퇴직자 가족을 모시고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격려 및 작은 기념품이라도 전해 주는 등 '유종의 美'를 거두길 바라고 있다.

명예퇴직자들의 경우, 현직에서 근무하다가 명퇴하는 만큼 일선 세무서 단위에서 명퇴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本廳차원에서 내부지침 또는 업무연락 등을 통해 관행화하도록 하는 '행정적 배려'와 더불어 '예산지원'에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있지만, 10년의 세월이 흘러도 국세청의 좋은 조직문화는 쭈욱∼ 계승·발전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언젠가는 野人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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