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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3. (월)

'세금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당시, '넓은 稅源, 낮은 稅率'이라는 말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국가재정수요를 원활히 담당하기 위해서는 여기저기에 누락돼 있는 세원을 과세권으로 흡수함으로써 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조세 정책적 마인드였다.

즉 간이과세자ㆍ전문직 사업자ㆍ자영사업자ㆍ현금수입업종 등의 공식적 또는 非공식적인 세원 사각지대의 과세정비를 통한 세수 증대를 이끌어낼 경우, 高세율(법인세, 부가세 등)을 적용하지 않아도 목표세수가 달성되기 때문이다. 연말정산시 절세방법으로 자리잡은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이같은 조세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줬던 인센티브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이제 '稅金이 바로 서야 國家가 바로 선다'는 新조어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李 청장의 신념이기도 한 이 신조어는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과세해 국민의 사랑을 받고 기업의 신뢰를 받는 국세청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를 위해 권력기관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불식하고 국민에게 봉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민 행정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세정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금을 바로 세우겠다'고 천명한 李 청장의 말속에는 많은 부분들이 함축돼 있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관행인 粉飾會計, 탈세에 대한 엄정한 과세권 확립으로 健全納稅 풍토 조성, 객관적인 원칙과 기준에 의한 稅務調査 등을 비롯해 조직내부적으로는 공정한 人事體制를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國稅廳'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參與政府의 國稅廳'이 선진국형 국세행정의 진입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영원히 2류 국세행정으로 주저앉고 말 것인지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조직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오늘의 국세청이 있기까지는 수많은 고위관료의 영향력이 뒷받침됐던 만큼 이용섭 청장을 비롯한 현재 국세청 수뇌부의 패러다임도 그동안의 세정 개혁 변화물결을 토대로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역량을 집결시켜야 할 중요한 時期이다.

세원관리, 조사관리, 인사관리 등이 제대로 되지 않는 한, 국세청은 영원한 2류 국세행정으로 주저 앉게 될 뿐이다. 기능별 조직 개편('99.9.1)이후의 경험이 이를 잘 웅변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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