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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08. (일)

관세

필로폰 '경고등' 켜진 한국…밀수입 적발량 2년 연속 100kg 넘어

지난해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아…마약 대형 밀수입 매년 증가세
국제마약조직 무차별 공급 확대→가격 하락→수용 증가 악순환
관세청, 개별국가 단속 한계로 오는 4월과 10월 국제 합동단속

국내 밀수입 과정에서 관세청에 적발된 필로폰 양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마약 밀수입 시도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국제마약조직의 무차별적인 필로폰 공급 확대로 인해 최근 20년 동안 가장 낮은 가격대가 형성되는 등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과 수요 증가를 부르는 악순환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관세청은 필로폰 밀수입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개별국가 차원을 넘어 전세계적인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 오는 4월 아태지역 합동단속에 이어 9월에는 WCO 글로벌 합동단속을 예고하고 있다.

 

관세청이 31일 발표한 2019년 필로폰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필로폰은 116.7kg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8년 222.9kg에 이어 2년 연속 100kg을 넘어서는 한편,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적발량을 기록했다.

 

 

3만3천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필로폰 1kg 급 이상 대형 적발 건수는 2017년 4건, 2018년 16건, 2019년 22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대형 밀수건이 갈수록 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밀수 사건당 평균 밀수량은 300g∼400g에 그쳤으나, 2018년 이후 kg단위의 대형 밀수가 이어지고 있다.

 

필로폰 적발량 증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아시아와 북미에서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소 90톤 이상의 필로폰 밀수 적발이 예상되고 있으며, 지난해 일본에서는 2톤, 호주 11톤, 말레이시아 5톤, 베트남 6톤 이상의 필로폰 밀수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필로폰 밀수가 크게 늘어난 데는 국제마약범죄 조직의 무차별적인 필로폰 공급 확대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

 

필로폰은 공장 시설에서 원료물질로 제조가 가능해 넓은 경작지와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천연 마약에 비해 생산이 용이하고 높은 범죄 수익이 보장된다.

 

이처럼 생산량 증가와 공급 확대로 가격이 하락해 수요를 더욱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동남아시아의 주요 소비 마약은 천연 마약을 원료로 하는 헤로인이었으나 최근 모든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필로폰이 최대 수요 마약으로 변화되는 추세다.

 

이와함께 대표적인 국제마약범죄조직인 중화계 조직과 멕시코 카르텔이 전 세계 필로폰 시장을 독과점하기 위해 과잉 공급하고 있는 상황으로, 골든트라이앵글과 멕시코에서 대량 생산한 고품질·고순도의 필로폰을 아태지역과 북미, 유럽까지 초저가 덤핑으로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일본, 미국 등 아태지역과 북미 지역에 대량의 필로폰이 공급됨에 따라 시장가격이 최근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미 법무부에서는 미국내 필로폰 시장가격은 g당 10달러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계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필로폰 밀수는 항공여행자가 운반책으로 이용된 경우가 가장 많으며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이 그 다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필로폰의 운송수단으로는 항공여행자의 신변이나 기탁화물에 은닉한 경우가 92.7kg으로 79.5%를 차지했으며, 국제우편 17.4kg, 특송화물 6.4kg 순이다.

 

적발된 필로폰의 출발국가는 골든트라이앵글 주변국이 가장 많은 93.6kg으로 80.2%를 차지한 가운데, 국가별로는 말레이시아발 68.2kg, 미국발 13.7kg 순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민건강과 안전한 국경관리를 위해 국제 마약밀수조직의 필로폰 밀수 시도 차단을 위한 국내외 단속기관과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차단대책을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검·경찰 및 국정원 등과 정보 공유 및 공조수사를 강화해 공항만과 시내 및 해외 단속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한편, 오는 4월과 9월에 전 세계적인 공동 대응을 위해 ‘필로폰 국제 합동단속 작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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