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딱딱하고 복잡하다? SNS는 인생의 낭비? 등등의 편견에 구애받지 않고 일찌감치 인스타, 유튜브 등 새로운 소통창구를 활용해 본인의 영역을 넓혀가는 세무사 회계사들이 있다. 세금 반, 일상 반의 새(稅)로운 매력을 만나본다.
서울 여의도에서 반세무회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반기홍 세무사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가장 많은 '인싸 세무사'로 꼽힌다. 그런데 정작 그는 인스타로 인기를 누릴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주변에서 하도 일만 한다는 반응에 시작했던 인스타 활동이 호응을 얻어 어쩌다가 ‘핵인싸’가 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프로페셔널’하게 승부하고 싶다는 반 세무사의 큰 그림을 따라가 봤다.
-반 세무사에게 인스타그램이란?
"이미지가 로봇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람들이 하도 나를 일만 하는 줄 알아서 어려워하니까 인스타는 ‘나도 먹는다, 나도 쉰다’ 이런 사생활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썼다. 사실 인스타로는 ‘어떻게 산다’를 비춰주는 정도이지 큰 의미는 없다. 사진도 일하는 모습보다 여행, 먹방 등을 많이 올렸다. 짬짬이 했지만 딱히 큰 재미는 없었다. 남들 하듯이 기계적으로 하트 눌러주고, 선팔·맞팔해 주고. 그마저도 요즘은 너무 시간이 없어서 못 하고 있다."

-‘(세무사회 간사 임명 후)간사한 놈이 되었다’, ‘(골프채를 사고)#장비가 아니라 몸이 문제’, ’#택시 아님,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가끔 내 직업이 운수업은 아닌지 착각이 들기도 함’. 이런 멘트들도 다 즉흥인가. 혼밥 사진도 인상적이다.
"원래 말장난을 좋아한다. 멘트를 어디에 적어놓고 이렇게 고심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나중에 뭐라고 써야겠다’ 이렇게 생각해 놓긴 한다. 진중한 이미지로 보일 수도 있는데 내면에 숨겨 놓은 장난기가 있다. 재밌는 거 좋아하고.
혼밥은 평상시 즐기는 편이다. 고기도 혼자 먹는다. 차 안에서 거의 하루에 4~5시간을 산다. 나머지는 대부분 일하는 시간인데 ‘밥이라도 잘 먹어야지’ 이런 취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60분‘ 등 방송에도 출연했다.
"사실 인스타에서 팔로워가 본격적으로 늘었던 건 '그것이 알고 싶다' 출연의 영향인 것 같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어떤 사건이 있는데 이에 대해 답해줄 수 있냐는 연락이 와서 출연하게 됐다. 출연했더니 다른 작가님들도 연락을 주시고 다른 PD님들도 소개를 해주셨다. 준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이다. 인터뷰 전 자료를 받아서 분석을 하고 촬영을 한다. 그런 식으로 감수 역할을 종종 해 왔다."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에 대해 한마디.
"제일 큰 소통 창구는 일단 블로그다. 인스타 팔로워 순위가 높은 걸로 자랑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블로그 글의 조회수가 많으면 부러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세무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전문 지식을 풀어내야 하는데 포스팅 형식이 글쓰기에 맞지 않나. 내가 보기에 인스타는 그냥 자랑용이다. 무형의 지식을 보여주기에 차림새로 어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페이스북은 글 쓰는 데 좋은 플랫폼은 아니다. 사람들이 안 읽는다. 조금 올드하긴 해도 아직까지 전문직에게 제일 잘 맞는 플랫폼은 블로그인 것 같다. 또 블로그도 어떻게 보면 마케팅의 일환일 텐데,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면 정말 다이렉트로 배너 광고를 하는 것이 맞다. 우리 회사 광고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가고 있다. 유튜브는 생각은 해봤지만 뚜렷한 계획은 없다."
-오프라인 활동은 어떤가? 업계에서 '경리 아웃소싱' 시스템으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원래 그런 콘셉트는 있었는데 구체적인 체계는 없었던 걸로 안다. 경리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고객사가 많은 것은 우리 회사가 맞다. 제조업, 쇼핑몰, 광고회사 등 다양한 고객사에서 많이 이용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선배들이 끌어주셔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다. 후배 세무사들과는 ‘꿈방’이라고 식사도 같이 하고 업계 이슈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했었다. 그런데 이게 실효가 있으려면 주기적으로 지속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굳이 업계에서 네임드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업계보다 소비자들에게, 나아가 한국에서 유명해지면 좋겠다. 그것도 너무 가벼운 것 말고 진짜 전문직으로서."
-롤모델이 있나.
"회사로 얘기해도 되나?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라고 엑셀러레이팅을 하는 회사가 있다. 기업을 키워주는 회사다. 자본도 지원해 주면서 CTO나 CFO를 넣어주고, 성장할 수 있게 경영 쪽으로도 컨설팅을 해준다. 여기서 나온 회사 중에 에어비앤비가 있다. 작은 회사들이 크게 될 때까지 키워주는 회사다. 와이콤비네이터를 지향하고 있다.
세무사이면서 근본적으로는 사업가이고 싶다. 경영 쪽으로 예전에 비해 데이터도 많이 쌓였고, 적합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예를 들어 종이컵을 만드는 회사인데 제조원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가 들어가서 단가며 이익이 나는 시점을 계산하고 생산을 할지 말지도 결정을 해줄 수 있는 거다."
-올해 목표는?
"올해는 아웃소싱 사업을 많이 불리고 싶다. 시스템을 더 체계화 시킬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인사에 대해서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회사를 계획해서 확장하는 건 아닌데 운영하다 보니 확장이 된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반기홍 세무사는?
△1982년생 △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 교수 △한국청년세무사회 기획담당상무이사 △서울지방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장 △서울지방세무사회 청년세무사위원회 간사 △서울특별시 마을세무사 △네이버 지식iN 전문세무상담위원 △반세무회계사무소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