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장미 한국세무사고시회장은 임의단체장이지만 세무사법 개정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해오는 법사위 등 국회 소식과 정보를 체크했다. 곽 회장은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 통과가 어떻게 진행될지 매일매일 국회 상황을 점검하고 고시회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무사법 통과를 촉구하는 국회 앞 1인 시위를 매일 이어가고 있으며, 골든타임을 앞두고 법안 통과 촉구 세무사 궐기대회도 준비 중이다. 곽 회장으로부터 1년간의 회무추진과 내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1주년이 지났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회장으로 취임한지는 1년이 지났지만, 2018년 5월3일부터 회장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실질적으로는 1년8개월이 지났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흐른 느낌입니다. 특히 올해 8월26일 기재부가 세무사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나서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소회의 여유도 없이 세무사법에 대한 대책과 실행을 하다 보니 벌써 연말이 됐습니다.”
□세무사법 얘기부터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2017년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 폐지를 위한 릴레이 1인시위에 이어 이번에도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1인 시위를 왜 하게 됐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1인 시위에 참여한 세무사는 어느 정도 되는지?
“1인 시위는 2017년 변호사에 대한 자동자격 폐지에 대한 취지로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법사위만 통과하면 된다는 분위기에 한껏 고무돼 있었고,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본회의를 극적으로 통과했습니다. 국회 본회의 결정이 있었던 12월8일 제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뛸 듯이 기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을 마지막으로 또 1인 시위를 하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기재부가 모든 세무대리업무를 변호사에게 허용하는 정부안을 내놓은 뒤 국회와 국민들에게 세무사들의 의지와 목소리를 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생각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1인 시위였고 이에 또 이를 실천하게 됐습니다. 이번 1인 시위 참여인원은 12월10일 현재 94명 정도입니다.”
□혹시 1인 시위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나요?
“에피소드라고 하긴 그렇지만 점심시간에 오고가는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하시고, 타 언론기관에서도 매일같이 시위하는 것을 유심히 보다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겠다고 해 4개 정도의 언론사에서 기사를 내주셔서 많은 홍보가 됐습니다. 그럴 때엔 최선을 다하면 누군가는 도움을 주는구나라고 느끼곤 했습니다.”
□1인 시위는 법정단체인 한국세무사회와 어느 정도 조율이 이뤄진 것입니까?
“국회 앞 1인 시위는 세무사회와 사전조율이 되지 않았고 고시회의 회의를 통해 결정이 됐습니다. 지금은 본회 회장님과 임원 분들도 국회 앞을 오고 가다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시면 격려도 해주시고 따뜻한 커피도 주고 가시곤 합니다.”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는데 대한 반대 집회도 열었습니다. 세무사 1천여명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은 사상 처음인 것 같습니다. 집회 준비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정부의 세무사법 개악안이 나온 후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고, 그 당시 세무사회 홈페이지에는 많은 회원들이 대규모시위를 하자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서울역 집회를 단기간에 준비하게 됐습니다. 한 2주 동안 고시회 모든 임원들이 단톡방과 사무국에서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홍보용 포스터 제작과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모든 임원들이 홍보를 하느라 연일 매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단기간이긴 하지만 많은 지방회장님들이 동참해 주시고, 홍보문구를 공유해 주셔서 일파만파 세무사님들의 의지와 목소리를 국회와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초석이 됐습니다. 그 당시 고시회의 역할은 현재의 상황을 공론화하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했고 이를 통한 국회 압박으로 세무사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길을 만드는 역할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무더운 날 함께 구호를 외쳐 주시고, 먼 지방에서 올라와 하나돼 참석해 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모든 회원들의 노력으로 기재위를 통과하고 법사위로 넘어간 현 시점에서는 세무사고시회는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이메일로 세무사법 개정안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후원금 전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면을 통해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계신 고시회 임원 분들께 고마움과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여성 회장이 세무사고시회를 이끌면서 회무추진이 과감해 졌고 추진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여성 회장이 처음이다 보니 더욱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원래 성향이 뭐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품도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세무사업계가 위기의 상황에 처한 현시점에서 세무사고시회가 세무사법 개정안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 보니 추진력이 강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서울역 집회에 이어 이춘석 기재위원장실에 8천여명의 세무사법 개악안 서명서를 제출해 세무사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고, 11월에는 백재현 의원님과 함께 고시회 주관으로 국회에서 세무사법에 대한 각 자격사단체와 시민단체, 교수님들의 객관적인 의견을 수렴하고자 토론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이때 회계사 단체도 변호사들의 회계학 전문성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었고, 납세자연합회의 최원석 회장님과 고은성 서울시립대 교수님도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맡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내용의 토론을 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토론회를 통해 변호사들의 세무대리업무가 법률적으로 실무적으로 타당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습니다.
고시회의 국회 1인 시위 및 토론회 개최, 서울역 집회 등 세무사법 개악안 저지를 위한 끊임없는 활동들이 고시회가 추진력 있게 많은 활동을 한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곽장미 회장은 고시회 회무 추진력이 강해진 것은 사무국의 역할이 예전보다 더 강해졌고,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부서별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단축시킨 덕분이라고 밝혔다. "회장과 사무국 직원들은 매일 아침 SNS 단톡방을 통해 업무상황을 논의하고, 교육이나 행사 등 사안이 발생했을 때는 해당 부서의 임원들만 모여 논의함으로써 관련회무를 빠르게 집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취임사에서 타 자격사와 연합을 통해 세무사의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지로 시험법무사회와 세무사고시회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안이 있을 때마다 시험법무사회의 임원분들과 미팅을 가지며 오랜 시간 소통해 오고 있습니다. 양 단체의 정기총회 참석 및 신입생 상견례 등 의견을 교환하며 서로간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세무사고시회’하면 회원교육이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오른다고 합니다. 적시에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실시해 호평을 받고 있는데 지난 1년간 성과와 내년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취임할 당시에 저는 ‘고시회 교육에는 특별함이 있다’는 슬로건으로 고시회만의 특화교육을 계획한 바 있습니다. 관행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닌 적시에 회원님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편성했습니다.
실제 지난 1년간 교육내용을 보면, 업종별 세무실무(1천여명), 개정세법·세무조정(600여명), 양도소득세 1탄(1천여명), 지방세 핵심실무(200여명), 양도소득세 핵심실무 2탄(800여명), 부가가치세와 원천징수·4대보험 핵심실무(600여명), 상속·증여세 및 국제조세 실무교육(660여명), 그리고 지난 11일 실시된 주택임대 핵심세무실무와 금융상품 세무교육은 신청인원이 700여명입니다.
내년 역시 회원님들이 꼭 필요로 하는 교육을 준비해 회원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만을 엄선해 실시할 계획입니다. 회원님들에게 한 가지 양해를 구하고자 하는 부분은 되도록이면 교육비를 낮게 하기 위해 강사 분들에게 교육교재를 별도로 제작해 회원님들의 교육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는데, 부득이하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교재비를 원가로 공급받아 최소한의 교육비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회원님들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끝으로 한국세무사회나 세무사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세무사고시회는 임의단체 중에서 최대의 규모와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각 자격사가 직역다툼으로 여러 가지의 어려움에 처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세무사회와 세무사고시회는 하나의 마음과 목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가 계속됨으로써 불필요한 갈등으로 힘을 분산시키는 상황이 되면 안 될 것입니다. 저희도 세무사회가 잘하는 부분은 박수를 보내고, 보완하고 비판해야 하는 부분은 성실한 비판과 적극적인 보완으로, 위기의 현실을 1만3천명의 회원들과 함께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세무사회도 세무사고시회가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격려와 지지를 함으로써 세무사의 위상과 귄익 수호에 최고의 효율을 높이는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곽장미 세무사고시회장은?
곽장미 회장은 개업 20년차(나이스세무법인) 중견세무사다. 개업세무사로 관계와 학계, 세무사업계에 여러 족적을 남겼다.
전북대 상과대학을 나온 그는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에서 법학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열공파다. 국내 학술지에 특허권 취득공시, 성실신고확인제도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중앙대 강사 숭의여대 겸임교수로 강단에도 섰다.
지방세 세발심 격인 행안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서울시 적극행정위원회 위원, 지방국세청 위원회 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무사석박사회 상임이사, 여성세무사회 감사·부회장, 세무사고시회 부회장, 서울지방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장, 한국세무사회 공제위원 등 오랜 기간 회직을 맡아 회원들에게 봉사했다.
2018년 5월 회장권한대행을 맡아 실질적으로 1년8개월째 세무사고시회를 이끌고 있는 ‘작은 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