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기구 배터리안에 금괴 1.8톤을 은닉해 국내 밀수입한 국제 밀수조직원이 세관에 검거됐다.
인천본부세관(세관장 조훈구)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1개월에 걸쳐 홍콩으로부터 수입하는 배터리 안에 금괴를 은닉하는 수법으로 금괴 총 1천880kg(시가 958억원 상당)을 밀수입한 국제 금괴밀수조직 16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관세) 등으로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일당 가운데, 밀수총책 A씨(남·33세)와 B씨(남·34세), 밀수 금괴 취득자 C씨(남·52세) 등 3명은 인천지방검찰청에 구속 고발조치했으며, 통관책·판매책·자금운반책 등 10명은 불구속 고발됐다.
또한 해외로 도피한 해외공급책 3명은 인터폴 수배 후 국제공조를 통해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인천세관은 지난해 8월경 홍콩에서 일본으로 금괴를 밀수입하려다 일본에서 적발된 금괴 밀수조직이 한국인과 관련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인천세관은 수입화물 정밀분석을 통해 이들 조직이 홍콩에서 한국으로도 금괴를 밀수입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후 신속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1년여에 걸친 추적·조사 끝에 총책을 구속하는 등 밀수조직을 일망타진했다.
특히 적발 당시 총책이 도주하는 등 사건 해결에 곤란을 겪었으나 압수수색·계좌추적·은신처 잠복·탐문 수사·주변 CCTV 분석 등 수사기법을 총동원한 끝에 국내 총책 등 금괴 밀수 관련자와 밀수 금괴 취득자까지 추적, 체포·구속해 범죄전모를 밝혀내는 쾌거를 거뒀다.
인천세관이 밝혀낸 이들 밀수조직의 주요 수법들 또한 상당히 치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밀수조직은 홍콩으로부터 수입하는 조명기구 등에 포함된 대용량 배터리 내부에 1kg 짜리 금괴를 세 조각으로 나눠 끼워 넣은 다음, 재조립·포장해 정상적인 수입물품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한번에 1kg 중량의 금괴를 10∼30개까지 대량으로 밀수입했다.
또한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밀수조직원들끼리도 신상을 공유하지 않은 채 총책이 각 조직원들과 금괴의 인수, 판매, 처분, 자금운반 등 각 단계마다 스마트폰 메신저로만 개별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이와 함께 밀수한 금괴를 서울 종로에 있는 금 도매업자에게 판매하면서 현금으로만 거래했으며, 금괴 판매자금은 다음 금괴 구입대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홍콩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홍콩에 거점을 둔 국제적인 밀수조직으로 지난 2014년 5월 단행된 일본의 소비세 인상에 따라 밀수 금 수요가 증가하자 홍콩에서 일본으로도 동일한 수법으로 금괴를 밀수하다가 일본세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밀수수익 등을 노린 다양한 수법의 금괴 밀수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범 경로별 맞춤형 검사 강화와 함께 밀수금괴 주요 거래지역인 종로 귀금속 상가에 대한 불시점검, 금괴 밀수 처벌 사례 대국민 안내 등을 통해 금괴 밀수 사전예방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