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12.14. (일)

기타

광주 금남로에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5·18 36주년 전야제가 열린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는 자리인 전야제 무대 앞은 5000여명(경찰 추산)의 추모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었다.

도로에 앉아 무대에서 펼쳐지는 여러 행사를 엄숙히 바라보던 추모객과 시·도민들. 행사 중간 오월의 소나무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자 참석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목청껏 함께 노래하며 36년 전 그날의 기억을 되새겼다.

일어서 주먹 쥔 손을 흔들기도, 박수를 치면서도, 눈시울을 붉히면서 제창의 모습은 저마다 달랐지만 목소리는 하나로 이어졌다.

행사장 주변 행인들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노래를 함께 하는 등 순간 금남로 일대는 행진곡의 울림으로 뒤덮였다.

시민 윤모(83)씨는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에 정치적 이념을 덮어씌우고 있다"면서 "정부는 민주주의의 상징인 노래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모(67)씨도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론 분열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맞서 싸운 광주시민들의 숭고한 정신을 담은 노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고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3시간에 걸친 전야제 말미 금남로 거리에는 또한번 임을 위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박 대통령의 '국론분열 없는 해결 방안' 지시를 받은 국가보훈처는 5·18기념식을 사흘 앞둔 지난 15일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과 공식 기념곡 지정을 거부했다.







배너